조양호 치료받은 '폐섬유화증'…"스트레스로 악화 가능성"

입력 2019-04-08 16:09   수정 2019-04-09 11:47

조양호 치료받은 '폐섬유화증'…"스트레스로 악화 가능성"
흡연량 많은 중년층에 발병 잦고 10년 생존율 15%에 그쳐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급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그 사인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003490]은 조 회장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병원에서 '폐질환'으로 치료받던 중 별세했다고 8일 밝혔다. 평소 앓고 있던 폐질환이 최근 대한항공 주총 결과 등에 대한 충격과 스트레스 등으로 병세가 급격히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고인의 폐질환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조양호 회장 사망원인 추정 폐섬유화증은 어떤 병? / 연합뉴스 (Yonhapnews)
다만, 수사기관과 의료계 관계자의 얘기를 종합해볼 때 조 회장은 그동안 '폐섬유화증(폐섬유증)'을 앓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폐섬유화증은 폐가 섬유화되면서 점차 딱딱해지고 기능이 떨어져 결국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온몸에 산소를 공급해주는 게 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데, 이런 폐가 굳어 산소를 혈류로 옮기지 못함으로써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질환은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3%, 10년 생존율이 15%에 그칠 정도로 병의 경과가 좋지 않다. 또 아직 증명된 치료 방법도 없는 실정이다. 담배를 오랫동안 피운 중년층에서 발병률이 높아 흡연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특정한 환경이나 바이러스, 유전 등도 원인으로 거론된다.
증상으로는 호흡곤란이 대표적이다. 폐섬유화증으로 사망한 환자의 80%가량이 극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한다.
이와 함께 기침, 청색증(저산소증으로 입술 주변이 파랗게 질리는 현상), 곤봉지(저산소증으로 손가락 끝이 둥글게 되는 현상) 등도 폐섬유화증에 동반하는 증상이다. 중증 폐섬유화 상태로 악화할수록 이런 증상은 더욱 심해진다.

오태윤 강북삼성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폐는 몸속에 있지만, 코·입·기관지와 연결돼 있어 대기 중 유해물질에 늘 노출된 장기"라며 "유해물질의 접촉이 잦아지고, 장기화하면 폐섬유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 회장의 경우 최근에 충격과 스트레스가 심해지면서 원래 앓고 있던 폐섬유화증을 더욱 악화시켰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병원의 호흡기내과 교수는 "폐는 사람의 신체 중 가장 큰 장기이지만, 스트레스에 매우 취약한 편"이라며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항생제조차 잘 듣지 않기 때문에 폐섬유화증의 악화속도가 더욱 빨라져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이어졌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bi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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