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지질학적으로 살아있다?'…인사이트호, 지진 신호 첫 포착

입력 2019-04-24 10:12  

'화성 지질학적으로 살아있다?'…인사이트호, 지진 신호 첫 포착
착륙 128 솔만에…아직은 지구선 포착 못할 만큼 미약한 수준

[NASA/JPL-Caltech/CNES/IPGP/Imperial College London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화성의 '지질학자' 인사이트(InSight)호가 화성 지진(marsquake)일 가능성이 큰 희미한 진동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 인사이트 운영팀은 인사이트호가 지난 6일 SEIS 지진계로 희미한 지진 신호를 포착해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SEIS 지진계에 진동이 기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화성 날짜로는 인사이트호 착륙후 128 솔(sol. 1sol=24시간37분23초)만이다.
인사이트 운영팀 과학자들은 이 진동이 바람 등에 의해 표면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행성 내부에서 일어났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지진 신호를 일으킨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분석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진 신호로 확정되면 화성이 지질학적으로 살아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된다.
그러나 첫 신호가 워낙 약해 화성 내부에 관해 많은 정보를 담고 있지는 못할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 표면에는 소음이 많지 않아 미세한 진동임에도 지진계에 포착됐지만,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이런 정도의 흔들림이 발생했다면 지하 소음에 묻혀 지나갔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밝혔다.



인사이트 운영팀 선임분석관 브루스 바너트 박사는 성명을 통해 인사이트호의 지진 측정이 아폴로 임무 때부터 이어져 온 것임을 상기하면서 "지금까지는 배경 소음만 수집됐지만, 첫 신호가 포착됨으로써 '화성 지진학'이 공식적으로 시작됐다"고 했다.
아폴로 우주인들은 달에 5개의 지진계를 설치해 1969~1977년에 수천건의 지진을 측정해 달의 내부 구조를 밝혀낸 바 있다.
인사이트호는 지난해 11월 27일 화성 적도 인근의 엘리시움 평원(Elysium Planitia)에 착륙했으며 20여일 뒤인 12월 19일 SEIS 지진계를 설치해 운영해 왔다.
지난달 14일(105솔)과 이달 10일(132솔), 11일(133솔)에도 SEIS 지진계의 초광대역 센서에 신호가 포착됐으나 이번 발표된 지진 신호보다 미약한 데다 신호 발생원도 모호해 계속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EIS 지진계 운영을 맡은 파리 지구물리연구소(IPGP)의 필리프 로뇬 연구원은 "이런 신호를 몇 개월째 기다렸다"면서 "화성이 아직 지질학적으로 살아있다는 증거를 갖게 된 것은 흥미롭다"고 했다.
지구에서는 지질 구조판이 움직이면서 만들어진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하지만, 달과 화성은 이런 지질 구조판을 갖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냉각, 수축 과정이 지속하면서 생긴 스트레스가 쌓이다 지각을 가르는 지진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화성에서 발생하는 지진 연구를 통해 암석형 행성의 내부 구조를 파악하고 행성 형성에 관한 이해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성 지질탐사를 목적으로 한 인사이트호는 지진계와 함께 지열측정 장비 HP3도 가동할 계획이었으나 땅파기 작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열류 및 물리성 패키지(Heat flow and Physical Properties Package)'의 앞글자를 딴 HP3 장비는 지하 3~5m 깊이에 설치돼야 지열 흐름을 제대로 측정할 수 있지만 약 50㎝밖에 파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eomn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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