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혈사제' 고준 "사실 서울토박이…어릴적 꿈은 신부"

입력 2019-04-30 07:00  

'열혈사제' 고준 "사실 서울토박이…어릴적 꿈은 신부"
"센 캐릭터만 연기? 약자 대변하는 연기도 해보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정윤희 인턴기자 = 굶주린 듯 투박하게 사랑하던 남자의 모습이 아직 강렬한데, 능글맞지만 밉지 않은 전직 조폭으로 과거를 싹 지웠다.
지난해 JTBC 드라마 '미스티'에서 섹시한 케빈리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SBS TV 금토극 '열혈사제' 속 구수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황철범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배우 고준(본명 김준호·41) 얘기다.
'열혈사제' 종영 후 최근 강남구 신사동에서 만난 고준은 작품에서 보여준 맛깔나는 전라도 사투리에 대해 "사실 서울 토박이"라며 "철범은 상경한 지 오래된 인물이라 서울 정서와 전북 정서를 '양념 반 프라이드 반'처럼 섞으려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캐릭터 인기 요인에 대해서는 "선과 악을 구분 짓는 시대는 지났다"라며 "황철범도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는다. 대중이 철범에 대해 꼭 나쁜 것 같지는 않다고 느끼는 지점이 있었던 것 같다. 철범은 되레 더 많이 당하기도 하지 않느냐"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주인공인 사제 김해일(김남길 분)과 황철범의 공통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단 둘 다 분노 조절 장애가 있잖아요. (웃음) 화를 어떤 방식으로 내느냐에 대한 차이가 있었던 것이죠. 해일은 양지에서, 철범은 음지에서 화를 낸다고 하면 될까요."
어쨌든 두 캐릭터는 결국 손을 잡았다. 고준도 "김해일이 위기에 처했을 때 '쪽수가 안 맞잖아'라며 싸움에 가담했을 때 저도 속이 후련했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고준이 아닌 철범은 상상할 수 없지만, 알고 보니 그는 이번 작품에 출연하지 못할 뻔했다고 한다.
"영화를 하기로 돼 있었고, 제가 상업 영화에서 악역만 한지라 더는 보여줄 색깔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PD님께서 다른 결의 조폭을 보여주고 싶다고 설득하셔서 하게 됐죠. 그런데 하길 정말 잘했죠. 김남길, 이하늬 등 좋은 배우들과 함께한 게 가장 큰 수확이고, 시청률도 20%가 넘었으니까요. 다만 저는 아직 실감이 안 나요."


그는 시즌2에 대한 기대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황철범이라는 인물이 시즌2에서 어떻게 연기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라면서도 "시청자분들께서 원하시면 시즌2를 하는 게 맞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하면서 동료 배우들과 이렇게까지 친해진 것은 저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오랜 기간 연극 무대와 독립영화에서 내공을 다진 그는 2001년 영화 '와니와 준하'로 데뷔했지만 스크린에서는 '타짜2' 이후 주로 악역을 했다. 그러다 '미스티'와 '열혈사제'로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준은 이번에도 센 캐릭터와 진한 액션을 선보였는데, 막상 본인은 "사실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은 지금까지 보여드린 것보다 훨씬 더 잠재돼 있다"라며 "정서적인 연기를 더 해보고 싶다. 약자를 대변하고, 그들의 마음을 올곧이 잘 표현할 수 있는 역이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속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배우로서 타인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는 그에게 어릴 적 꿈도 배우였냐고 묻자 김해일 신부가 웃을 만한 답을 내놨다.
"어릴 때는 신부가 되고 싶었습니다. 강론하는 모습에 반해서요. 5~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성당에 가서 '복사'도 했죠. 그런데 수도원에 가면 여자를 못 만난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지금은 무교이지만, 신은 제 마음속에 있습니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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