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외피' 벗은 IS, 세계로 퍼져나가 더 큰 위협되나

입력 2019-04-30 15:39   수정 2019-04-30 18:00

국가 '외피' 벗은 IS, 세계로 퍼져나가 더 큰 위협되나
이라크·시리아 근거지 잃었지만 점조직 형태로 곳곳서 테러 자행
5년만에 모습 드러낸 수괴 바그다디, '기독교에 복수' 예고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지난 5년간 세계를 테러의 공포로 몰아넣은 이슬람국가(IS)가 세우려던 '칼리프국'(칼리프가 다스리는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은 지난달 최후의 점령지 시리아 바구즈에서 패퇴하면서 지도에서 사라졌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모든 IS 점령지역을 해방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나 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로 추정되는 인물이 29일 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 기독교를 상대로 복수를 계속할 것이라고 천명하면서 IS와의 싸움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알바그다디는 2014년 IS가 국가 수립을 선언할 당시 칼리프(이슬람 세계의 정교일치 통치자)로 추대됐으며 미국은 그에게 오사마 빈라덴과 같은 2천500만 달러(약 290억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알바그다디의 정확한 역할은 베일에 가려있지만, IS 조직원과 추종자 사이에서 이념적 구심점으로 통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IS 패망을 선언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IS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 등장해 존재감을 알린 것은 사실상 진화한 IS 조직의 시작을 알린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칼리프국의 외피를 벗은 IS가 소멸하지 않고 새로운 형태로 변모해 테러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그간의 우려는 이미 지난 21일 250여명의 사망자를 낸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를 통해 기우가 아니었음이 입증됐다.
테러 전문가들은 스리랑카 지역 극단주의 조직이 IS의 지원을 받아 부활절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IS는 스리랑카 테러의 주체인 '내셔널 타우히드 자마트'(NTJ) 대원 8명이 충성을 맹세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들 중 한 명은 NTJ의 우두머리 자흐란 하슈미로 추정되며, 테러 가담자 중 적어도 한명이 시리아에서 IS의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리랑카 테러를 통해 점령지라는 물리적 기반을 상실하고 중앙조직에 타격을 입은 IS가 지역 극단주의 조직과의 연계를 통해 테러를 이어갈 수 있음을 보인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ISIS(IS의 옛 이름)의 칼리프국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지워진 지 4주,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IS의 패망을 선언한 지 4달 만에 IS는 중대한 위협을 가하는 데 영토를 통치할 필요가 없음을 전 세계에 상기시켰다'고 평가했다.
CNN은 29일 'IS가 테러의 새 장(章)을 시작하고 있다'라는 기사에서 IS가 재기할 수 있는 기반과 새로운 형태로의 변모를 분석했다.
IS 조직원 중 일부는 바구즈에서 최후의 저항에 나섰지만 상당수는 국제동맹군의 허술한 포위망을 뚫고 시리아와 이라크 사막지대로 탈출했다.
유엔 IS·알카에다·탈레반 모니터링 팀의 에드먼드 피튼-브라운 조정관은 CNN에 "전사한 IS 조직원이 얼마나 되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적어도 50% 이상이 살아남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와 이라크 곳곳으로 도주한 조직원들이 사막지대에 은신하거나 지역사회에 잠복해 암약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당수의 조직원이 고스란히 IS의 인적 기반으로 남았을 뿐 아니라 이들은 시리아와 이라크의 국경을 넘어 전 세계 극단주의 조직에 침투하는 양상이다.
CNN은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IS 조직원이 이란을 통해 파키스탄의 발루치스탄 지역과 아프가니스탄으로 잠입했으며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조직원들은 본국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알카에다 출신 영국 정보요원인 아이먼 딘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등은 IS 복귀자가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국으로 흩어진 IS 조직원이 지역 극단주의 조직과 결합하면 강렬한 화학작용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하다.
아이먼 딘은 일부 IS 조직원들이 시리아 북부의 알카에다 연계 조직인 '후라스 알딘'에 몰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CNN은 중앙집권화된 조직을 격퇴하는 것보다 분권화된 조직을 격퇴하는 것이 더 어렵다고 분석했다. 뱀의 머리를 치는 방식으로 단번에 조직을 무력화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아프리카와 예멘 등의 알카에다 연계조직은 알카에다 중앙조직이 무너진 뒤에도 살아남았으며, 더 번성하기까지 했다.
IS는 조직원을 침투시켜 지역 극단주의 조직과 연계할 뿐 아니라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지역 조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피튼-브라운은 IS의 은닉 자금이 최소 5천만 달러에서 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
딘은 스리랑카 부활절 테러에 든 비용이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 내외였을 것이라며 "누가 그런 돈을 모았고 어떻게 얻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현금은 항상 조직 내 궁극적인 권한에 의해서 중앙에서 관리한다"며 "IS는 테러의 은행"이라고 강조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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