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밖 사모펀드가 롯데카드·손보 인수…우리·하나 '허탈'

입력 2019-05-03 17:09   수정 2019-05-03 17:34

예상밖 사모펀드가 롯데카드·손보 인수…우리·하나 '허탈'
카드 몸값 높게 써내 우리·하나 제쳐…최대주주 승인 '험로'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00040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모두 금융사가 아닌 사모펀드가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사모펀드는 기본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 후 재매각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인수전에 나섰던 금융사들은 사모펀드의 비싼 인수가에 고배를 들어야 했다.
3일 롯데지주[004990]는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롯데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는 JKL파트너스가 선정됐다.
한앤컴퍼니는 2010년 설립된 사모펀드다.
한라비스테온공조와 쌍용양회, 웅진식품, K카(옛 SK엔카직영) 등에 투자한 바 있거나 투자 중이다. 최근 진행되는 굵직굵직한 인수·합병(M&A)마다 등장하는 큰 손이다.
JKL파트너스 역시 2001년 설립된 토종 사모펀드다. 구조조정 전문 회사로서 부실화된 기업을 턴어라운드시키고 되파는 전략을 구사한다.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전략적 투자자인 금융사들이 아닌 사모펀드가 우선협상자가 된 데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많다.
롯데카드 인수전 초기에는 하나금융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었다. 우리금융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공동 투자하는 형태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나금융은 하나카드, 우리금융은 우리카드가 업계 입지가 크지 않아 롯데카드라는 촉매로 대형 카드사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은행 산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융지주사가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기도 했다.
특히 막판에는 MBK파트너스-우리금융 유력설이 돌았다. 우리금융이 인수 이후를 고려한 시나리오를 짜기 시작했다는 풍문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한앤컴퍼니였다.
이례적인 결과의 배경은 결국 '가격 차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M&A 업계에선 롯데지주가 롯데카드의 가치를 1조5천억원 정도로 예상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베팅한 가격이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지분 80%를 1조4천4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100%의 가치를 1조8천억원으로 본 것이다.
우리금융이나 하나금융 입장에선 허탈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롯데카드 매물이 탐나지만 그 가격까지는 곤란하다는 자체 진단이 내려졌다.
이로써 금융사들의 포트폴리오 확대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롯데손해보험도 JKL파트너스가 지분 58.5%를 4천억원에 사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의 가치를 3천억원 정도로 평가했다. JKL파트너스가 이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제안해 승기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장사인 롯데손보의 이날 시가총액은 3천659억원이다.
롯데손보 본입찰에는 애초부터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 등 사모펀드가 주류를 이뤘다.
두 사모펀드가 양사의 최종 인수 후보로 선정됐지만 이처럼 비싼 가격에 회사를 사들이는 것이 오히려 손해로 평가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앞으로 금융당국의 최대주주 승인 과정에서 실소유주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사모펀드에는 정확히 누가 얼마나 출자했는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대상자로 '깜짝' 선정되면서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아졌다.
양사가 시장을 확대하기보다 구조조정에 무게를 두고 몸만들기에 주력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두 인수자 모두 재무적투자자인 데다 너무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며 "롯데지주가 규제 때문에 잠시 사모펀드에 지분을 맡겼다가 다시 찾아온다는 의구심까지 살 수 있어 최대주주 심사 과정이 간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y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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