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흑인 인권운동가 그린 새 20달러 지폐 발행 연기

입력 2019-05-23 15:10  

트럼프 정부, 흑인 인권운동가 그린 새 20달러 지폐 발행 연기
'잭슨 前대통령→흑인여성 터브먼' 2028년 이후 교체…다음 정권으로 넘겨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미화 20달러 지폐의 앞면 인물 그림을 앤드루 잭슨 전 미국 대통령에서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인 해리엇 터브먼으로 교체하는 계획이 10년 가까이 연기됐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우리가 20달러 지폐를 새로 디자인하려고 했던 주요한 이유는 위조 문제 때문이었다"며 새로운 20달러 지폐의 출시는 2028년 이전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터브먼의 얼굴이 들어가는 새 20달러 지폐는 당초 내년부터 발행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그 시점을 8년 이상 늦춤으로써 도널드 트럼프 현 행정부는 20달러 교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재선에 성공하더라도 2025년 1월에는 물러나야 한다.

실제로 이날 므누신 장관은 새로운 20달러 지폐가 2028년까지는 출시되지 않을 전망이고, 새 지폐의 디자인은 2026년까지는 공표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2026년의 재무장관이 결정할 문제라고 못 박았다.
그는 "나의 책무는 위조 문제와 보안 기능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위조지폐를 방지하기 위해 10달러와 50달러 지폐 디자인을 먼저 바꾸기로 한 결정의 영향으로 20달러의 디자인을 바꾸는 계획이 연기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소속인 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은 "현재 우리의 통화는 위대한 미국 역사에 기여한 사람들의 다양성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므누신 장관은 터브먼의 얼굴을 20달러 지폐에 반영하는 계획에 대한 찬반 의견을 밝히지는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달러 지폐의 인물을 잭슨 전 대통령에서 터브먼으로 교체하는 계획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한 바 있다.
그는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행정부가 잭슨 대신 터브먼을 20달러 지폐에 담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정치적 결벽증'(Political Correctness·인종과 성별·종교 등을 이유로 한 특정 그룹에 대한 공격적 언어나 행동을 과도할 정도로 꺼리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터브먼을 2달러 지폐에 등장시키는 등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미국에서 2달러 지폐는 발행이 중단된 상태다.
1820년 무렵 미국 매릴랜드주에서 노예 신분으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터브먼은 농장에서 탈출한 뒤 이른바 '지하철로'라고 불리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노예를 탈출시키는 활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그는 남북 전쟁이 터지자 북군을 따라 참전해 활동했으며 전후에는 여성과 흑인 인권운동에 헌신하다 1913년 생을 마감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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