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총리 5년간 '재집권 로드맵'…다시 총리직 거머쥔 쁘라윳

입력 2019-06-06 01:32  

쿠데타 총리 5년간 '재집권 로드맵'…다시 총리직 거머쥔 쁘라윳
野 봉쇄·입맛 개헌…총선 불구 '절반·군부 민주주의' 비판
'가까스로 과반' 연정은 불안요소…반군부 파고 넘을지 주목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5일(현지시간) 차기 태국 총리로 선출된 쁘라윳(65) 짠오차 총리는 지난 2014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5년간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 온 인물이다.
왕립 군사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그는 육군 내 강력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동부 호랑이' 파벌의 일원이기도 하다.
쁘라윳이라는 이름이 세간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10년 4∼5월 정부에 반대하는 친(親) 탁신 친나왓 총리 진영의 대규모 시위 때다.
육군참모차장으로 재임하면서 90여명이 숨지고 1천700명이 다친 강경 진압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같은 해 10월 푸미폰 아둔야뎃 당시 국왕으로부터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됐다.
'왕당파', '반(反)탁신계'로 분류되게 된 결정적 계기다.
쁘라윳 총리는 2014년 5월 잉락 친나왓 총리 실각 이후 탁신 전 총리를 지지하는 '레드 셔츠'와 왕실, 관료 등 기득권층의 '옐로 셔츠' 세력 간 극심한 정치대립과 유혈 충돌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쿠데타를 감행, 정권을 잡았다.
1932년 태국에 입헌군주제가 도입된 이후 19번째 쿠데타였다.
쁘라윳 총리는 총리직을 맡은 이후로는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 서거와 개헌 후속 조처 등을 이유로 민정 이양 총선을 계속 연기했다.
이 기간 그는 입법·사법·행정부를 초월하는 권력을 휘두르면서 재집권을 위한 '치밀한 로드맵'을 준비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치 갈등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정치집회 등을 금지했고, 왕실과 군부에 대한 비판에 강경 대응하면서 반대 목소리를 '봉쇄'했다.
특히 개헌을 통해 재집권을 위한 결정적 발판을 마련했다.
5년간의 민정 이양기에 군부가 상원의원 250명을 선발하고, 선출직인 하원의원들과 함께 총리선출 과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선출직 의원이 아닌 비선출직 명망가 중에서도 총리를 선출할 수 있게 해 의원이 아닌 자신도 총리직에 도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지난해 9월 현직 장관 4명이 내각을 나가 팔랑쁘라차랏당을 세운 뒤 쁘라윳 총리를 총리 후보로 지명한 것은 '재집권 로드맵'의 마침표였다.
쁘라윳 총리는 이 덕에 군정 연장에 성공했지만, 개헌을 통해 선거 방식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고 반대 세력을 과도하게 억눌렀다는 점 때문에 '절반의 민주주의'(semi-democracy), '군부 민주주의'(martial democracy)라는 비판의 꼬리표가 붙는 것은 정치적 부담일 수밖에 없다.
또 군부 정당 주도 연립정부 의석수가 하원 절반(250석)을 가까스로 넘는다는 점에서 향후 정국 운영이 만만치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함께 국가를 경영할 비전과 능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은 만큼 경제와 외교 등에서 지도자로서 능력을 본격적으로 보여줘야 할 과제도 안게 됐다.
태국 전문가인 부산외대 동남아창의융합학부 김홍구 교수는 연합뉴스에 "쁘라윳 재집권은 군부 장기집권이 제도화됐음을 보여주는 결과인 만큼, 민주주의 측면에서 우려스럽다"면서 "군부 정당 주도 연립정부 의석수가 과반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어서 향후 쁘라윳 총리가 불신임 결의와 같은 반군부 진영의 정치적 파고를 잘 넘길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sout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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