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유엔기념공원서 첫 민간주도 해외참전용사 추모행사

입력 2019-06-24 15:54  

부산 유엔기념공원서 첫 민간주도 해외참전용사 추모행사
캐나다 브리티시컬림비아 교민 손병헌 씨와 현지인 가이 블랙 씨 주최
동부산대·부경대 학생들도 호응, 미국 영사관서도 참석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해외 참전용사를 위한 사상 첫 민간주도 추모 행사가 열렸다.
24일 오후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에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출신 참전용사를 위한 추모식이 거행됐다.
추모식은 캐나다 교민으로 서부지역 재향군인회 전 회장인 손병헌(72) 씨와 명예 회원인 현지인 가이 블랙(55) 씨 주도로 이뤄졌다.
그동안 유엔기념공원에서 많은 추모행사가 있었지만, 순수 민간주도로는 첫 행사다.
유엔공원에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출신 장병 22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3명은 실종돼 시신을 찾지 못하면서 유엔공원 추모비에 이름만 새겨져 있다.
손씨와 블랙씨는 이날 캐나다 참전용사 묘역에서 애도문을 읽고 양귀비꽃을 헌화했다.

손씨는 "캐나다에서는 추모하는 장소에 양귀비류인 '포피'를 두는데 이곳에 영면한 용사들에게 고향을 기억하라고 포피를 들고 왔다"고 말했다.
손씨 요청으로 캐나다 국방부 관계자와 미국 영사관 관계자도 행사에 참석해 희생자를 위한 추모사를 했다.
동부산대학교와 부경대학교 학생 48명도 참여해 행사를 지켜봤다.
손씨는 실종 참전용사 가운데 2명의 유해 대신, 그들이 살던 곳 인근의 돌을 나무로 만든 상자에 담아 유엔공원으로 가져왔다.
해당 상자 2개는 이곳 유엔기념공원에 영구적으로 보관될 예정이다.
손씨는 "저와 가이 블랙 씨는 브리티시컬럼비아 출신으로 한국을 위한 캐나다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이 더 잘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행사를 시작하게 됐다"면서 "시작은 둘뿐이었지만, 취지를 공감한 기관의 협조로 결국 행사를 치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인 손씨는 46년 전 한국을 떠나 캐나다에 정착한 뒤, 재향군인회 활동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씨는 캐나다 정부 보험 분석가로, 전쟁역사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던 중 6·25 전몰장병들을 위해 무엇인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행사에 동참하게 됐다.
블랙씨는 "백부께서도 참전용사이고 형님과 가족들도 모두 군인"이라면서 "참전용사를 위해 우리가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실천이 쉽지 않은데 손씨와 함께 이번 기회에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돼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유엔공원 문화관광해설가인 최구식 씨는 "민간인들이 다른 나라를 위해 희생한 자국 군인들의 희생을 끝까지 기억하고 참배를 위해 행사를 마련한 것이 대단하고 놀랍다"면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 대해 본보기가 될 수 있는 행사"라고 밝혔다.

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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