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깜짝 'DMZ 초청장', 북미정상 3차 만남 전격 성사되나

입력 2019-06-29 12:41   수정 2019-06-30 15:11

트럼프의 깜짝 'DMZ 초청장', 북미정상 3차 만남 전격 성사되나
이번에 김정은 안 만난다던 트럼프 '즉흥제안'…세기의 '파격 이벤트' 연출 주목
공 넘겨받은 김정은 호응 여부가 관건…성사시 한반도 정세 반전 중대분수령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한국 방문 기간 비무장지대(DMZ) 방문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깜짝 만남'을 제안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개국(G20) 정상회의 이틀째인 이날 오후 서울로 떠나기 몇 시간 전에 트윗을 통해 건넨 'DMZ 초청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지구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냉전의 섬'인 한반도 내 '분단과 대결의 상징'인 남북 접경지 DMZ에서 북미 정상이 손을 맞잡고 악수하는 '파격 이벤트'가 연출된다면 하나의 큰 '역사적 사건'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DMZ 방문을 고리로 재회가 극적으로 성사될 경우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 지난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 회담에 이은 북미정상간 세 번째 만남이다. 하노이에서 합의문 없이 헤어진지 4개월만이다
이 경우 북미 정상의 '톱다운 스킨십'을 통해 '하노이 노딜' 이후 꽉 막혀 있던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의 물꼬를 트면서 한반도 정세가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될 것으로 보여 '세기의 DMZ 회동'의 전격 성사 여부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와 맞물려 문재인 대통령도 함께하는 남·북·미 정상 간 3자 회동 가능성도 주목된다.
트럼프 "DMZ에서 김정은 만나 인사할 수 있을 것" / 연합뉴스 (Yonhapnews)
'DMZ 회동' 성사 여부는 결국 김 위원장의 화답 여부에 달려있어 그가 '깜짝 초청'에 응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 후 이날 오후 한국으로 떠나는 일정을 언급한 뒤 방한 기간 김 위원장에게 만남을 전격적으로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방한 기간 DMZ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판문점 너머 김 위원장을 향해 타전할 이른바 'DMZ 선언'에 관심이 집중돼온 가운데 여기서 한발 나아가 만나자는 '초대장'을 보낸 것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미국 현지시간) 일본으로 향하기 직전만 하더라도 순방 기간 '김정은과 만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나는 다른 많은 사람과 만날 것이다. 그러나 그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도 지난 24일 전화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언급한 만남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제안'이 북미 간 물밑 조율을 거쳐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즉흥적 제안이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북미 정상간 회동 제안도 '리얼리티 TV쇼'를 진행하듯 특유의 '트럼프 스타일'로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을 올린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에 생각한 것이다. 그저 (만남을) 타진해 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북미간 직접적 교감이 사전에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하더라도 이번 깜짝 제안은 교착 국면 속에서도 대화의 끈을 이어온 북미 정상 간 '톱다운 소통'의 연장 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으로 떠나기 직전 순방 기간 김 위원장과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른 방식으로 그와 이야기할지 모른다"며 방한 기간 '제3의 방식'을 통한 소통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기자들에게 트윗에 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과 일본에서 머물며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에 대한 'DMZ 회동' 제안과 관련해 문 대통령과 미리 논의했을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서다.
앞서 김 위원장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마침 6월 14일 만 73번째 생일을 맞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대한 답신을 보내 화답한 바 있어 주고받은 내용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친서에 추가 만남에 대한 언급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아마도 있었을 수 있다(maybe there was)"고 답한 뒤 "여러분 알다시피 어느 시점에(at some point) 우리는 그것을 할 것(회담을 할 것)"이라며 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비록 현실화하진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DMZ에서의 북미 정상 간 만남을 머릿속에 그렸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한달여 앞둔 지난해 4월 30일 북미 정상회담 후보지로 판문점을 전격 거론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트위터를 통해 "많은 나라가 (북미 정상) 회담 장소로 검토되고 있지만, 남·북한 접경 지역인 (판문점 내) 평화의 집/자유의 집이 제3국보다 더 대표성을 띠고 중요하며 지속가능한 장소일까"라고 물었다.
남북 정상이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역사적 악수'와 함께 만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전파를 탄 직후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립적인 제3국'을 건의한 참모들의 의견에 따라 결국 싱가포르를 최종 개최지로 낙점했지만, 판문점이 가진 상징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거로 보인다.
북미 정상이 이번에 전격적으로 'DMZ 회동'을 가질 경우 비핵화 조치 및 상응 조치를 논의하는 본격적인 3차 북미 정상회담이 되기보다는 상징적 차원의 '약식 만남'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측은 최근 들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를 통해 '유연한 접근'을 거론하며 북측에 대화 재개를 위한 유화의 손짓을 계속 보내왔다. 그러나 '하노이 노딜'의 교훈에 따라 3차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선 구체적 성과가 담보돼야 한다며 '선(先) 실무협상' 입장을 견지해왔다.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 조율 없이 '톱다운 담판'에만 의존, '빈손 회담'이 재연될 경우 미국 내에서도 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이란과의 갈등 고조로 대외 전선이 복잡하게 엉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재선 국면에서 이러한 위험부담을 떠안을 이유가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나는 DMZ에서 그를 만나 악수하며 인사를 할 수 있을 것", "그(김 위원장)가 거기 있다면 우리는 서로 2분간 보게 될 것이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지만 그것도 좋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도 본격적인 3차 정상회담보다는 '짧은 만남' 쪽에 무게를 두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공식적인 3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DMZ에서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생중계 등을 통해 전파를 탄다면 북미 정상이 전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서로의 신뢰를 확인, 대화 재개를 향한 새로운 문을 열면서 70년 적대 청산 및 새로운 관계 구축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이는 조기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로 가는 길을 닦을 수 있다. 남북미 3자 간 회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 정상의 예측불가능한 스타일상 즉석에서 3차 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김 위원장이 'OK'사인을 보낼 경우 방한 중인 비건 특별대표와 북측 간에 남은 하루 간 실무조율이 전격 이뤄질지도 관심을 끈다.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담당 국장은 "중대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양측은 대화 및 외교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며 수주 내지 수달 내 이뤄질 미래의 합의를 위한 테이블을 다시 차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매사추세츠공대(MIT)의 비핀 나랑 교수는 "미국의 입장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실무협상도 거치지 않고 이뤄지는 만남은 그저 '무의미한 연극'이 될 수 있다는 게 근본적 문제"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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