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캐세이퍼시픽 항공 등 홍콩 기업·언론인에 '사드식 압력'(종합)

입력 2019-08-12 19:58   수정 2019-08-12 22:18

中, 캐세이퍼시픽 항공 등 홍콩 기업·언론인에 '사드식 압력'(종합)
캐세이 직원들 홍콩시위 참가에 불매운동…주가 폭락 이어져
중국 당국 압력에 회사측 "시위 나가면 해고" 직원들에 통보
중국 공세, 하버시티 쇼핑몰·반중 언론 재벌 등에 집중돼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윤구 안승섭 특파원 = 홍콩의 유명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이 직원들의 홍콩 시위 참여 이후 불매 운동이 확산해 위기에 처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한국에 중국인 관광객 중단 등의 압력을 넣었던 것처럼 홍콩에도 '사드식 압력'을 넣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홍콩 증시에서 캐세이퍼시픽 회사 주가는 장중 4.7%까지 떨어져 10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루퍼트 호그 캐세이퍼시픽 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불법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하면" 해고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한 국영기업은 직원들에 캐세이퍼시픽을 이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중국 최대 자산관리회사 화룽(華融)의 홍콩 자회사는 지난 9일 직원들에 출장을 가거나 개인 여행을 할 때 캐세이퍼시픽이나 그 자회사 드래곤에어가 아닌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세이퍼시픽은 지난주 많은 직원이 홍콩 시위 총파업에 참여해 수백편의 항공편이 취소된 후 중국 정부의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5일의 총파업에 캐세이퍼시픽 승무원 1천200명을 포함한 2천명이 참여했다.



지난 9일 중국민용항공총국(CAAC)은 캐세이퍼시픽의 조치 부족으로 항공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면서, 시위에 참여하거나 지지를 표시한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중국 본토행 비행 업무를 금지하라고 명령했다.
중국 정부는 10주째 이어진 홍콩 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캐세이퍼시픽은 항공 당국의 명령에 따라 폭동 혐의로 체포됐던 조종사 1명을 업무 정지하고 다른 2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해고된 2명은 홍콩 경찰 축구팀의 탑승 일정을 유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홍콩 승무원 노동조합은 지난 10일 성명에서 민용항공총국이 홍콩에 고도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홍콩인들의 권리와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글로벌타임스는 12일 사설에서 캐세이퍼시픽의 조치가 부족하다면서 이 회사가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일국양제' 원칙에 대한 일부 직원의 적대를 용납해서는 안 되며 극단적인 정치에 빠져있거나 폭력 전력이 있는 승무원이 본토행 항공편의 안전을 책임지도록 허용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친중 매체인 홍콩 대공보는 캐세이퍼시픽 승무원들이 지난 주말 홍콩국제공항 내에서 벌어진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해 시위대를 격려했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다.
캐세이퍼시픽은 영국의 스와이어 가문이 지배하고 있다. 2대 주주는 중국 국영 에어차이나다.
뉴욕타임스는 부상하는 홍콩의 아이콘이었던 캐세이퍼시픽이 이제는 중국 통제력 강화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콩 침사추이의 대형 쇼핑몰인 하버시티는 중국 본토 관광객의 불매 운동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의 편집장 후시진(胡錫進)은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하버시티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대가 침사추이 하버시티 인근 국기 게양대에 걸려 있던 중국 국기 오성홍기를 두 번이나 끌어내려 바다에 던진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이다.
홍콩 최대의 관광지인 침사추이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인 하버시티는 명품 브랜드가 대거 입점해 있어 중국 본토 관광객이 즐겨찾는 곳이다.
후시진은 "하버시티는 시위대에 굽실거리면서 중국 국기를 보호하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며 "그들은 악의 무리와 싸우는 그 어떤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범죄가 발생하기 전까지 경찰은 진입하지 말라고 게시한 하버시티 출입구의 공고문에 대해서도 "하버시티를 폭도들의 무법천지로 만들 것인가"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후시진의 주장이 힘을 얻어 하버시티에 대해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중국 인사로 분류되는 재벌도 친중파 진영의 표적이 되고 있다.
지난 주말 홍콩 '넥스트 미디어' 그룹 창업자인 언론 재벌 지미 라이(黎智英)의 자택에는 친중파 시위대 20여 명이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홍콩 혼란의 주범', '미국의 주구'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지미 라이는 홍콩을 팔아먹었다", "지미 라이가 홍콩의 법치와 안정을 파괴하고 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난달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미 라이를 접견하고, '홍콩의 자율성'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고 공개해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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