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임지훈 前카카오 대표 "韓 혁신생태계? 소통 문화부터 바꿔야"

입력 2019-10-25 07:56  

[인터뷰] 임지훈 前카카오 대표 "韓 혁신생태계? 소통 문화부터 바꿔야"
뉴욕대 교수 '변신'…"美스타트업 '근거없는 자신감'도 장려하는 플러스 멘탈"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에선 준비가 부족한 것 같은데도 '스타트업'을 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 같은 게 있더라고요. 우리나라 같으면 '꿈 깨!'라고 말할 텐데, 여기에선 서로 장려하는 문화에서 만들어지는 '플러스의 멘탈'이 있는 거죠"
미 뉴욕대(NYU)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로 변신한 임지훈 전 카카오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미국식 스타트업 생태계의 원동력으로 일종의 문화적 특성을 꼽았다.
임 전 대표는 이날 '코리안 스타트업 서밋 뉴욕' 행사에 참석해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뉴욕대 학생들을 보면 얼토당토않은 얘기를 해도, 교수들이 가능성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분위기가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카카오를 떠난 임 전 대표는 올해 2월부터 겸임교수 자격으로 뉴욕대에 머물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 카카오를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첨단 기술회사 경영'(Managing a High-Tech Company)을 강의하고 있다. 이번 가을학기가 두 번째 강의다.
임 전 대표는 '미국 벤처캐피탈 시스템에선 실패에 따른 리스크가 낮아서 그런 것 아니냐'는 질문에 "요즘은 한국의 벤처캐피탈도 성실히 하다가 실패하는 상황에서는 연대보증으로 갚으라고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미국 스타트업에 대한 거품 논란에 대해선 "거품은 가격에 대한 것"이라며 "특히 (경영난에 놓인)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는 하나의 예외적 사례로 보는 게 맞을 테고, 그것 때문에 수많은 스타트업을 매도해선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위워크는 돈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례"라며 "혁신적인 것을 세상에 알리는 성장 국면에서는 돈이 필요하다. 다만 돈이 있으면 혁신이 더 잘되는 것인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 전 대표는 "혁신의 본질은 삶의 불편함을 편하게 바꿔주는 것이고, 그 문제를 정의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그리고서 능력 있는 사람을 모으고, 그들이 활약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주면서 돈이 뒷받침되면 혁신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불편함의 문제를 잘못 정의하면 혁신은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면서 "삶에 불편함이 있다는 것은 혁신할 부분이 남아있다는 뜻이고, 기회는 무궁무진하게 존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의 혁신생태계를 위해 필요한 부분으로는 '소통'을 꼽았다.
임 전 대표는 "한국에서는 '치맥' 먹으면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는데 회의실에 딱 들어가서 브레인스토밍하자고 하면 잘 안 된다"면서 "수직적인 위계질서가 있는 상황에서 존댓말, 반말부터 이슈가 되는 것인데, 여기에서 생기는 손실이 정말 큰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어적 부문과도 연결된 것인데, 반말 자체가 예의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모든 사람이 서로 존댓말을 쓴다면 조금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임 전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선 "애초 교수 자리를 제안받고 미국에 온 게 아니라 어떻게 연결돼서 강의까지 하게 된 것"이라며 "스타트업을 할 생각은 없고, 우선은 미국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총영사관·코트라(KOTRA)·한국무역협회(KITA)가 공동으로 주최한 '코리안 스타트업 서밋 뉴욕' 행사는 뉴욕의 한국계 창업을 뒷받침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KSE'(Korean Startups & Entrepreneurs)가 행사 주관과 운영을 맡았다.
임 전 대표는 '혁신을 육성하는 방법'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카카오 대표로서 얻은 경험을 풀어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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