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연구진 "기존 항암제와 함께 쓰면 항암효과 증가"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심태보 화학키노믹스센터장 연구팀이 폐암 세포를 죽이고 성장을 저해하는 화학물질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암세포는 일반 세포보다 성장과 분열 속도가 빠르다. 성장과 분열에 필요한 에너지를 빨리 공급받아야 하므로 일반 세포와는 대사 과정에 차이가 있다.
또 대사 과정 차이로 인해 관련 효소의 발현에도 변화가 생긴다. '피루브산 탈수소효소 키나아제'(PDHK)의 경우 암세포에서 특히 많이 발현되며, 당 대사산물인 피루브산이 미토콘드리아에 들어가는 것을 방해해 젖산 발효를 유도, 암세포가 성장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도록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암세포에서 많이 발현되는 이 효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들면 일반 세포보다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 효소의 활성을 막는 물질을 합성했다.
피루브산 탈수소효소 키나아제의 구조를 바탕으로 이 효소가 기능하지 못하게 작용하는 물질을 설계한 것이다.
연구진이 폐암 세포에 이 화학물질을 처리하자, 실제 성장 저해 및 사멸 효과가 확인됐다. 기존 항암제와 함께 넣어주면 이런 항암효과가 증가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의약화학 저널'(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8월 30일 자)에 실렸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화학물질의 효과는 세포실험에서만 입증했고, 동물실험은 진행하지 않았다. 항암제 후보물질로서 가능성을 알아보려면 여전히 긴 연구개발 과정이 남은 것이다.
앞서 PDHK를 저해하는 다른 물질(DCA·Dichloroacetic acid)에 대한 임상 연구가 진행됐으나 기대한 것만큼의 항암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연구가 중단된 바 있다.
s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