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네오섬 불법 식당 급습…메뉴판에 '곰·천산갑·박쥐'

입력 2019-11-13 16:53  

보르네오섬 불법 식당 급습…메뉴판에 '곰·천산갑·박쥐'
멸종 위기종을 식자재로 사용…"수요 없애면 공급망 차단"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보르네오섬 말레이시아령 사라왁주 당국이 곰과 천산갑, 박쥐 등 야생동물 요리를 팔던 불법 식당을 급습했다.



13일 더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사라왁주 산림공사(SFC)가 전날 제보를 받고 셀랑가우의 한 식당을 급습해 여러 가지 야생동물 고기를 압수했다.
이 식당의 메뉴판에는 태양곰(말레이곰)과 천산갑, 자라, 박쥐, 비단뱀, 도마뱀 등이 적혀있었다.
이 가운데 멸종 위기종인 태양곰은 1997년부터 말레이시아가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라 엄격히 보호 중이다. 현재 야생의 태양곰은 300∼500마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천산갑 또한 멸종 위기종이다. 보르네오섬에서는 1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천산갑이 흔한 동물이었지만, 무분별한 밀렵 탓에 지금은 오지에서나 간혹 발견되는 수준으로 개체 수가 줄었다.
천산갑은 자양강장 효과가 있다는 믿음 때문에 고급 식자재로 사용되고, 비늘은 부적이나 한약재, 마약류를 제조하는 원료로 쓰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천산갑의 비늘이 사람의 손톱과 같은 성분인 케라틴으로 돼 있어서 특별한 효능을 기대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식당 주인과 요리사를 상대로 야생동물 고기 유통 경로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야생동물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최소 1년 이상의 징역형과 1만 링깃(281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사라왁주 산림공사는 "야생동물 고기를 먹지 말라"며 "수요를 없애면 공급망을 차단하고 야생동물을 포획하거나 죽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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