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업들, 성추문·경영부진 CEO에 거액 퇴직금 횡행

입력 2019-11-19 11:52   수정 2019-11-19 13:29

美기업들, 성추문·경영부진 CEO에 거액 퇴직금 횡행
'브레이크 없는 임원 고액 보수, 일반 직원 사기에 악영향'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미국에서 성추문이나 경영부진 등으로 쫓겨나는 최고경영자(CEO) 등 임원에게 서민들은 꿈도 꿀 수 없는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영진에 대한 고액 임금을 뛰어난 능력과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이라는 논리로 정당화해온 '표면상 명분'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해고당한 CEO가 7천만 달러(약 818억 원)나 받는다"
유수의 외식체인 업체 맥도날드가 이달 3일 해고한 스티브 이스터브룩 전 CEO에게 제공될 '퇴직 패키지'소식을 보도하면서 미국 CBS TV가 소개한 전문가의 분석이다.


퇴직금과 여러 종류의 스톡옵션 등을 가산해 산출한 금액이다. 그의 퇴직 패키지는 향후 3년간 맥도날드의 경영실적에 따라 8천500만 달러까지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스터브룩은 "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 회사 규칙을 어긴 것으로 드러나 해고당했다. 이사회는 그의 일탈을 '졸렬한 판단'이라고 비난했지만 퇴직금은 대폭 삭감하지 않았다.
자신의 실수나 추태 또는 경영부진으로 쫓겨 나면서도 거액의 보너스와 퇴직금을 챙긴 후 회사를 떠나는 관행은 10여년전 미국 금융위기 당시 여론의 비판을 받았지만 최근 이런 사례가 다시 두드러지고 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9일 지적했다.
구글은 성추문으로 쫓겨난 간부 2명에게 1억5천만 달러 규모의 퇴직금을 지급한 사실이 올 봄에 드러났다.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 공동창업자 아담 뉴먼은 여러 건의 이해충돌 의혹과 경영악화로 9월에 CEO 자리에서 쫓겨 났지만 1억8천500만 달러의 '컨설팅료'를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미국 싱크탱크인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미국 대기업 359개사가 작년에 CEO에게 지급한 보수는 평균 1천720만 달러(약 201억 원)로 일반 직원의 278배다. 지난 40년간 직원 연봉은 12% 오르는데 그쳤지만 CEO 보수는 11배로 증가했다.
로런스 미셸 EPI 특별연구원은 "실패한 CEO에게 주는 거액의 가욋돈은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하고 "억제되지 않는 CEO 보수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소득격차와 부의 양극화 극복은 내년 미국 대선의 주요 쟁점이기도 하다. 민주당 후보지명전에 나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은 13일 CEO 보수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CEO가 직원 연간수입의 50배 이상을 받을 경우 법인세율을 0.5% 포인트, 500배 이상이면 5% 포인트 까지 높이는 내용의 법안이다.
샌더스 의원은 "종업원이 평생 소득 보다 많은 금액을 CEO에게는 단 1년에 지급하는게 부당하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법으로 알게 해주자"고 주장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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