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로켓맨' 꺼낸 트럼프, 무력사용까지 거론 '대북경고장'

입력 2019-12-04 01:13   수정 2019-12-04 08:08

2년만에 '로켓맨' 꺼낸 트럼프, 무력사용까지 거론 '대북경고장'
대선국면서 인내심 잃어가는 트럼프, 압박 높이는 北에 "레드라인 넘지말라"
'김정은과 좋은 관계' 강조…톱다운 해결의지 재확인하며 비핵화 결단 압박
'연말시한' 앞두고 북미 긴장 고조…강대강 치닫기전 극적 돌파구 모색 주목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지난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를 환기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비핵화 약속 준수를 촉구했다.
'사용하지 않기를 원하지만'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무력사용' 카드도 거론했고,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던 2017년 하반기 사용했던 '로켓맨'이라는 별명도 약 2년만에 다시 입에 올렸다.

2년 만에 '로켓맨' 꺼낸 트럼프 "북한에 군사력 사용할 수도" / 연합뉴스 (Yonhapnews)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제시한 '연말 시한'을 앞두고 대미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내세워 톱다운 해결 의지를 재확인하면서도, 필요하면 강경 대응으로 선회할 수 있음을 시사해 '레드라인'을 밟지 말라며 경고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5일 '스톡홀름 노딜' 이후 북미 간 교착국면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궤도이탈을 막는 한편으로 비핵화 결단을 거듭 압박, 북측을 협상 테이블로 조기에 견인하기 위한 차원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연내에 북미가 협상 재개 등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할 경우 '한반도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워싱턴 조야 안팎 등에서 제기되는 가운데 '연말 시간표'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북한이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연말 시한부'를 재차 거론하며 "이제 남은 것은 미국의 선택이며,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있다"고 말해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핵실험 및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지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인 지난달 23일 남북 접경지역인 창린도 방어부대를 방문해 해안포 사격훈련을 직접 지시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올해 네 번째로 초대형 방사포의 연발 사격을 참관하면서 긴장 수위를 높였다.
또한 2일에는 백두산 입구의 삼지연군 읍지구 재건축 준공식에 참석했다. 백두산은 김 위원장이 '중대 결단'을 내리기 전마다 찾던 곳이다.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아니었으면 제3차 세계대전이 났을 것이며 여전히 평화가 유지되고 있다고 '대북 성과'를 내세우면서 김 위원장과 각별한 관계를 재차 강조했다. 북한을 '은둔의 왕국'으로 부르며 자신이 북한에 대해 많이 알고 있으며 전 세계에서 김 위원장과 이러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는 자신이 유일하다고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 김 위원장이 비핵화 합의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라며 싱가포르 비핵화 합의를 지키라고 경고장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로켓맨'이라는 별명을 꺼내든 것도 '화염과 분노'로 대변되는 대북 강경 모드에서 관여 드라이브로 궤도를 수정한 이래 없던 일이다.
그는 2017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부르며 '완전한 파괴'를 언급한 이래 북한과 '말 폭탄'이 오가는 국면에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 '리틀 로켓맨'으로 부르며 조롱했지만 지난해 초부터는 이 표현을 거둬들인 바 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역대 가장 강력한 군을 갖고 있다는 점을 들어 원하지 않지만 필요하다면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우에 따라 대북 강경 대응 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이행을 압박한 데는 점점 강도를 키우고 있는 북한의 대미압박이 위험수위를 향해 치닫고 있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선(先)적대정책 철회'로 대변되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이대로 '연말 시한'이 넘어갈 경우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경고,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 재개 가능성을 내비친 가운데 미국의 인내심도 점점 소진되고 있음을 분명히 한 셈이다.
그동안 '북한의 핵실험·ICBM 시험 발사 중단'을 최대 외교 업적으로 내세워온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재선 가도에서 탄핵정국까지 맞닥뜨린 상황에서 북한의 핵실험 및 ICBM 시험 발사 등 '추가 도발'이 현실화, 본토가 위협받는 상황이 될 경우 대선국면에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낙관론을 계속 발신하며 '상황 관리'에 주력해왔던 모드에서 발언 수위를 '한 키' 높여 미국도 필요시 '강 대 강'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플랜B' 카드를 살짝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민주당을 중심으로 조야에서 북한의 비핵화 회의론과 함께 대북 성과 부진론이 확산하는 상황에서다.
앞서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도 지난달 20일 인준 청문회에서 연말 이후 상황에 대해 "이 외교가 시작되기 이전의 보다 도발적인 단계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북한의 거대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경고한 바 있다. 비건 특별대표는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에 대해서도 '인위적 시한'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무력 사용' 쪽에 방점이 있다기보다는 그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쪽에 무게중심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미가 '상가포르 이전'의 강 대 강 충돌로 회귀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외교 업적으로 내세워온 대북 업적이 물거품 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대선국면에서 추가 '외교적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상황이어서다.
양측이 강 대 강으로 치닫기 전에 연내에 벼랑 끝에서 극적 돌파구 마련에 나설지 주목되는 배경이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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