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반환 20년] ① GDP 9배 성장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 우뚝

입력 2019-12-18 10:00   수정 2019-12-18 10:19

[마카오반환 20년] ① GDP 9배 성장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 우뚝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 동·서양 문명교류 관문…1999년 中에 반환
카지노 매출, 美 라스베이거스 3배 넘어서…관광객 연 3천만명 달해
반환 후 20년 동안 GDP 9배 성장…'대만구 계획'으로 제2의 도약 준비



(마카오=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오는 20일이면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마카오가 1999년 12월 20일 중국으로 주권이 반환된 지 20년을 맞는다.
400년 넘게 유럽의 식민지로서 중국의 부끄러운 한 역사라고 할 수 있었던 마카오는 이제 세계 최대의 카지노 도시이자 한해 3천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성장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8만 달러가 넘는 혁혁한 경제적 성과에 더해 정치적 안정까지 갖춘 마카오를 중국 지도부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성공 사례로 내세우면서 자부심을 감추지 않는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사흘 동안이나 마카오를 방문하면서 마카오 반환 20주년 경축 행사 등에 참석하는 데는 이러한 자부심이 바탕에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 카지노 호텔에 고급 쇼핑몰 즐비…韓 관광객 연 80만명 달해
주말인 지난 14일과 15일 세계 최대의 카지노인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 호텔의 1층 카지노는 룰렛, 슬롯머신, 블랙잭, 바카라 등 각종 게임을 즐기려는 관광객들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붐볐다.
20대 젊은 층부터 70, 8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천 명의 관광객은 축구장 3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 카지노의 수백 대에 달하는 갬블링 테이블에서 각자 칩을 들고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21세 이상의 성인이면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1층 카지노와 달리 별도 층에는 도박업자가 카지노의 일부를 빌려서 손님을 유치한 후 수익을 내는 사설 도박장인 '정킷방' 등 VIP 전용 룸이 조성돼 있다.
이 VIP 카지노에서 나오는 수입은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일반 카지노 수입과 맞먹는다고 한다.
마카오 카지노에서 일하는 김 모(48) 씨는 "중국 본토에서 온 부자들은 한 개에 1천500만원짜리 칩 수십 개를 바꿔서 베팅하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일확천금을 노리고 거액을 베팅하기보다는 소액으로 가볍게 즐기는 관광객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라고 전했다.
콜로안섬과 타이파섬 사이를 매입해 조성한 복합 리조트 지역인 '코타이' 지역은 베네시안을 비롯해 갤럭시, 시티오브드림, 파리지앙, 포시즌스, 쉐라톤, 반얀트리 등 고급 호텔들이 즐비한 곳이다.
대부분의 호텔은 통유리 등으로 만들어져 쾌적한 느낌을 주는 공중 통로를 통해 서로 연결돼 있다. 관광객들은 모든 호텔마다 갖춰진 대규모 카지노나 쇼핑몰, 고급 음식점 등을 오가며 마음껏 여흥을 즐길 수 있다.
마카오 페리 터미널이나 공항에는 무료 셔틀버스가 운행돼 마카오를 찾는 관광객들을 부지런히 이 호텔들과 그에 딸린 카지노로 실어나른다. 현재 마카오의 카지노는 모두 40곳에 이른다.
코타이 지역에서 한참 떨어진 마카오 반도에 있는 세나도 광장, 성바오로 성당 등 마카오를 상징하는 주요 관광지에는 중국 본토와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심심치 않게 한국어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렸다. 육포와 강정 등을 파는 마카오의 유명한 '육포 거리'에는 입구에 한국어로 적힌 플래카드를 내건 상점도 있었다.
박성욱 제주에어 마카오 지점장은 "카지노가 아닌 가족 관광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마카오를 찾는 한국인 관광객은 한해 80만 명을 넘어섰다"며 "5개 항공사가 일주일에 58편의 항공편을 운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 400년 넘게 포르투갈 식민지…"동·서양 문명 교류의 관문"
마카오는 유럽, 일본 등과의 해상무역에 있어 중국의 관문으로서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마카오의 역사는 바다를 통해 동진하던 포르투갈이 1557년 중국으로부터 마카오 반도를 특별거주지역으로 조차하면서 시작된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 무역에 나선 포르투갈은 마카오를 전진기지로 개발해 자국민을 이주시키고, 이곳을 통해 기독교와 서양문명을 동양에 전파했다.
마카오를 거쳐 중국으로 전해진 문물은 기독교 외에 천문학, 유클리드 기하학, 근대 지도투영법, 대포 주조 기술 등이 있다. 특히 동·서양의 지식 교류에 큰 역할을 한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 리치도 마카오를 거쳐 중국에 발을 들여놓았다.
이후 포르투갈은 1887년 중국과 우호 통상조약을 체결, 마카오를 영구 할양받은 데 이어 1951년 해외령으로 편입했다.
하지만 1949년 건국한 신중국은 1955년 포르투갈에 마카오의 영토주권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했다. 1966년에는 중국계 주민들의 폭동이 일어났고, 이를 계기로 마카오 정치에서 친중파 진영의 입김이 거세졌다.
1979년 포르투갈은 중국과 국교를 수립했고, 마카오에 대한 중국의 영토 주권을 인정하기에 이른다.
이후 중국과 포르투갈은 1986년 베이징에서 마카오의 장래에 대한 협상을 시작했으며, 4차례에 걸친 협상 끝에 1987년 마카오의 주권을 중국으로 반환하기로 합의했다.
그 후 12년,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1999년 12월 20일 마카오의 주권은 마침내 중국으로 반환됐다.



◇ '세계 최대 카지노 도시'로 우뚝…반환 후 GDP 9배 성장
마카오는 중국 광둥(廣東)성 남부 주장(珠江) 삼각주 서쪽에 있다. 홍콩에서 직선거리로 약 60㎞ 서쪽에, 광둥성 성도인 광저우(廣州)에선 남쪽으로 약 145㎞ 떨어진 곳에 있다.
면적은 약 30㎢로 서울 종로구 면적보다 조금 크다. 마카오 정부는 지속해서 바다를 매립해 원래 10㎢에 그쳤던 땅을 지금의 면적으로 확대했다.
마카오는 광둥성 주하이(珠海)시와 이어진 마카오 반도와 그 남쪽의 타이파섬, 콜로안섬 등 3부분으로 나눠진다. 매립 공사를 통해 타이파섬과 콜로안섬은 사실상 하나의 섬으로 이어져 있다.
주권반환 전 43만 명이었던 마카오의 인구는 중국 본토에서의 인구 유입 등에 힘입어 현재 65만 명까지 늘어났다.
주민의 대다수는 광둥어를 구사하며,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만다린)와 포르투갈어, 영어도 함께 사용된다. 화폐 단위는 '파타카'이다.
마카오의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지 20년 동안 엄청난 경제적 발전을 이룩했다는 사실은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된 해인 1999년 국내총생산(GDP)은 61억 달러(약 7조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550억 달러(약 64조원)로 9배 이상으로 커졌다.
홍콩의 경우 주권이 반환된 1997년 1천770억 달러였던 GDP가 지난해 3천600억 달러로 2배로 커지는 데 그쳤다.
마카오의 1인당 GDP의 경우 1999년 1만3천844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8만6천355달러로 세계 4위에 올랐다. 실업률도 완전고용 수준인 1.8%에 불과하다.
마카오의 성장을 주도한 것은 카지노 산업이다.
중국 내에서 유일하게 마카오의 카지노 산업을 합법화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라 카지노를 즐기려는 중국 본토인들이 대거 몰리면서, 마카오는 200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카지노 도시로 등극했다.
이후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 현재 마카오 카지노 산업의 매출액은 라스베이거스보다 3배 이상 많다. 마카오 정부는 카지노 산업 이외에도 가족 관광을 활성화하고 금융, 컨벤션 등 다양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마카오를 관할하는 주홍콩 한국 총영사관의 김원진 총영사는 "마카오는 1999년 주권반환 후 일국양제의 원칙하에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해왔다"며 "마카오 정부는 카지노 산업에 치우친 경제 구조를 다원화하면서 '대만구' 계획을 통해 홍콩 및 광둥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앞으로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구(大灣區·Great Bay Area) 계획은 중국 정부가 선전, 광저우 등 광둥성 9개 도시와 홍콩, 마카오를 묶어 미국의 실리콘 밸리와 같은 세계적인 혁신 경제권을 개발하는 야심 찬 계획으로, 마카오는 관광 및 레저 허브로 조성된다.
마카오 정부는 지난해 10월 개통한 홍콩과 주하이, 마카오를 잇는 6차선 총연장 55㎞의 세계 최장 다리 강주아오(港珠澳) 대교도 대만구 계획을 통한 마카오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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