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학가에도 '시진핑 사상' 강요…학칙 개정 논란(종합)

입력 2019-12-19 21:34  

中 대학가에도 '시진핑 사상' 강요…학칙 개정 논란(종합)
푸단대 등 학칙서 '사상의 자유' 삭제에 학생·교수 항의 시위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마저 비판 가세…온라인선 관련 내용 차단돼
푸단대, 왕후닝·한정·딩쉐샹 등 中 지도부 대거 배출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의 명문대학 학칙에서 '사상의 자유'와 관련된 조항이 빠지고 '시진핑 사상'이 들어가자 학생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거센 사회적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베이징대, 칭화대 등과 함께 중국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은 최근 중국 교육부의 지시에 따라 학칙을 개정했다.
개정된 학칙을 보면 기존 학칙 서문에 있던 '사상의 자유'라는 구절이 빠지고 대신 '애국봉헌(奉獻)이라는 구절이 들어갔다.
서문에는 '중국 공산당의 영도하에 당의 교육방침을 전면적으로 관철하고, 중국 공산당의 치국이정(治國理政)을 위해 복무한다'라는 구절도 새로 들어갔다.
제4조에 있던 '교수와 학생의 자치, 민주관리'라는 구절은 '중국 공산당 푸단대학위원회 영도 하의 학장 책임제'로 바뀌었다.
또한, 제9조에는 '시진핑(習近平) 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으로 교직원과 학생의 두뇌를 무장한다'라는 구절이 삽입됐다.
한마디로 사상과 학문의 자유, 학생 자치를 배제하고 당의 노선과 시진핑 사상을 철저하게 따르겠다는 내용으로 바뀐 셈이다.
푸단대학과 더불어 난징(南京)대학, 산시(陝西)대학 등도 교육부 지시로 비슷한 내용으로 학칙을 개정했다.
이러한 학칙 개정은 중국 내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학내 분위기로 평판이 높던 푸단대 학생들의 반발을 불렀다.
전날 푸단대 학생과 교수 수십 명은 교내 식당에 모여 학문의 독립과 사상의 자유를 추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푸단대 교가를 부르면서 헌장 개정에 항의했다.
비록 학교 경비원과 교직원 등이 몰려오면서 20여분 만에 끝났지만, 집단행동을 엄격히 통제하는 중국에서 이러한 항의를 했다는 것 자체가 중국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오기에 충분했다.
중국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이들의 항의 시위를 찍은 영상이 퍼져나갔고, 웨이신(微信·위챗) 등에서는 이번 학칙 개정이 사상 자유의 후퇴를 의미하는 것 아니냐는 푸단대 학생 등의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에 당국은 온라인에서 푸단대의 학칙 개정과 관련된 글과 동영상 등을 모두 차단했다.



푸단대 학칙 개정 비판에는 관영 매체 환구시보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도 가세했다.
후 편집장은 이번 학칙 개정을 '몰이해'라고 비판하면서 "무제한의 '정치적 교화'를 추구하는 것은 대중의 분노를 낳고, 사람들 사이에 벽을 만들며, 사회적 신뢰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와 '자유'는 사회주의 핵심 가치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말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후 중국 공산당은 학계에 대해서도 당의 전면전인 영도를 내세우면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사상의 자유가 침해가 침해받는 것을 비판하는 교수들은 해고되거나 정직 처분 등을 받았으며, 교육부는 푸단대 등 26개 대학에 학칙을 '개선'할 것을 지시했다.
명보에 따르면 푸단대는 1905년 설립된 중국 최초의 고등 교육기관 중 하나로, '푸단'이라는 교명에는 중화민족의 부흥을 도모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푸단대는 '강남제일학부(江南第一學府)'로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으며, 2000년 상하이의과대학과 합병해 규모를 키웠다.
왕후닝(王호<삼수변+扈>寧)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한정(韓正) 부총리 등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7인의 상무위원 중 2명이 푸단대 출신이다.
또한, 차기 지도자 후보로 꼽히는 딩쉐샹(丁薛祥) 당 중앙판공청 주임도 푸단대를 나왔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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