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도 "난민"…부티지지 성탄절 트윗 논란

입력 2019-12-27 15:15  

예수도 "난민"…부티지지 성탄절 트윗 논란
예수 이름 대신 "신성"이라 칭하기도…미국 보수 기독교인들 반발
'동성애자' 부티지지, 독실한 펜스 부통령에 "포르노 스타인 트럼프 편"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성탄절을 맞아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중 한 명인 피트 부티지지가 올린 트윗 글에서 예수를 "'난민'(refugee)으로 이 세상에 오신 '신성'(divinity)"이라고 불러 미국 내에서 논란을 일으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인 부티지지는 성공회 신자로 그동안 유세 도중 예수 탄생 이야기를 현재의 정치 이슈와 연결시켜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25일 성탄절에 올린 트윗에서 "오늘 나는 세상에 오신 신성을 세계 수백만명과 함께 축하한다. 그는 이 세상에 부유한 가운데 오시지 않고 가난 속에 오셨으며 시민권자가 아닌 난민으로 오셨다"면서 "우리가 어느 곳에서, 어떻게 축하하든지 간에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썼다.

그러자 부티지지가 예수를 이름 대신 신성으로 부르고, 그가 가난 속에서 난민 신분으로 태어났다고 묘사한 데 대해서도 반발하거나 반박하는 트윗 글이 주로 보수적 기독교인들로부터 잇따라 올라왔다.
WP는 부티지지의 예수 그리스도 묘사가 격한 반응을 불러 일으킨 것 자체가 기독교의 가치를 둘러싼 '문화전쟁'이 내년 대선의 주요 이슈가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특히 기독교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를 놓고 2020년은 유권자들이 정책을 통해 아메리카의 도덕적 미래를 형성하는 해라고 덧붙였다.
부티지지는 유세 초부터 보수 복음주의자들과 가톨릭 교인들, 그들이 지지하는 정당(공화당)이 기독교와 도덕의 주요 요소를 오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월 CNN타운홀 미팅에선 보수적 기독교인으로 '동성애자 차별' 입법을 지지해 전국적 명성을 얻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대해 "어떻게 뉴욕에서 플레이보이와 포르노 스타 같은 삶을 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치어리더'가 됐는지 도무지 모르겠다"고 비꼬기도 했다.
동성애자인 부티지지는 그의 성 정체성이 기독교인인 것과 서로 모순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은 동성 결혼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하나님께 더 가까이 나가게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사람들은 부티지지가 이번에 트윗에서 예수의 이름을 부르지 않기로 한 것이 성탄절의 주인공은 예수라는, '예수 중심성'을 최소화하기 위함인지 궁금해했다. 실제로 부티지지는 자신의 기독교 가치관을 논할 때 좀처럼 예수의 이름을 부르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은 성경에 따르면 목수의 아내 마리아에게서 구유에 나신 예수가 궁핍했다고 한 데 대해서조차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의 복음주의자들로부터 가장 즉각적인 반발을 산 것은 아마도 부티지지가 기독교 좌파에서 흔히 하듯 예수를 난민으로 분류한 대목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예수의 시민권 지위 여부는 미국에서 큰 논란거리이다.
왜냐하면 민주·공화 양당의 기독교인들이 미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을 둘러싼 정책을 추진하는 데 실질적인 함의를 갖기 때문이다.
익히 알려졌듯 트럼프 대통령은 난민 출신 민주당 의원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며 공격하고, 지난 9월 국무부에서 올린 난민 수용 최대치를 3만명에서 1만8천명으로 깎기도 했다.
이에 반해 부티지지 같은 진보적 기독교인들은 트럼프 지지자라면 예수가 미국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해도 거부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일부 성경 해석에 따르면 아기 예수는 헤롯 임금의 박해를 피해 탄생지 베들레헴에서 이집트로 피난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보수 기독교인들은 예수가 난민이라는 신념을 거부한다. 예수의 탄생지나 이집트 모두 당시 로마 제국의 일부였다는 이유를 들어서다.

이러한 이해 차이가 기독교인들이 난민을 바라보는 견해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처럼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2018년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면 대체로 공화당 지지 성향인 백인 복음주의자 가운데 25%만이 미국은 난민을 환영할 책임이 있다고 믿는다.
이에 비해 대체로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 기독교들의 60% 이상이 미국의 난민 수용 책임을 옹호한다.
신문은 내년 미 대선에서 가장 두드러진 경제 및 도덕적 논쟁거리는 소득 불평등과 저소득층의 삶의 질의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전쟁과 폭력, 정체성으로 인한 정부의 박해 등을 피해 불우한 처지에 놓인 지구촌 난민 문제에 대한 질문도 잠잠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동성 결혼 문제는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합법이라고 결론이 났지만 성소수자(LGBT)의 인권과 자유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미해결 상태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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