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걱정에 신혼여행도 취소…해외여행 거부 확산

입력 2020-01-30 07:00   수정 2020-01-30 09:27

신종코로나 걱정에 신혼여행도 취소…해외여행 거부 확산
여행 취소·변경 문의 폭주…"한번뿐인 신혼여행 불안하게 보내기 싫어"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1. 3월 결혼식을 올리는 박 모(36·남) 씨는 인도네시아 발리를 신혼여행지로 점찍었다.
박씨는 수차례 검색을 통해 호텔과 여행 일정을 직접 짜는 등 6개월간 여행을 준비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폐렴'이 이달 급격히 확산하자 부모로부터 '신혼여행을 미루는 게 어떠냐'는 압박을 받았다.
'속도위반'으로 박씨의 예비 부인이 임신하자 부모의 걱정은 커졌고, 결국 박씨는 거액의 위약금을 물고 신혼여행을 취소했다.
#2. 다음 달 결혼하는 김 모(34·여) 씨는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김씨는 인생에 한 번뿐인 신혼여행이라는 생각에 휴가도 10일로 길게 잡고, 적금까지 깨 고급 리조트를 예약했다.
하지만 우한 폐렴이 급격히 확산했던 지난주부터 김씨가 가입한 결혼 준비 커뮤니티에 가깝게는 다음 달 초, 멀게는 5월까지 신혼여행을 취소했다는 글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고민에 빠졌던 김씨는 몇 달 동안 준비한 신혼여행을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 예정대로 출발을 결정했다. 그러나 불안한 마음은 떨칠 수 없다.
전 세계를 강타한 우한 폐렴의 불똥이 결혼을 앞둔 예비 부부들에게 튀고 있다.
30일 신혼여행 전문업체들에 따르면 우한 폐렴 확산으로 해외여행 거부감이 커지면서 여행 취소나 일정 변경을 문의하는 예비 부부들이 최근 며칠 새 급증했다.

특히 인기 신혼여행지인 동남아 지역에서 확진자가 다수 발생하면서 위약금을 감수하고 여행을 취소하는 경우가 하나둘 생겨나고 있다고 여행업체들은 전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신혼여행 목적지 중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휴양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42.5%에 달했다.
하지만 몰디브나 유럽, 하와이 등 거리가 떨어진 신혼여행지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 공항을 거쳐야 하고, 이들 지역에도 중국인들이 대거 몰렸다는 점에서 여행 취소를 고려하는 예비 부부들이 많다.
특히 몰디브나 유럽으로 신혼여행을 가는 커플들은 싱가포르를 경유해 1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싱가포르에서 최근 확진자가 나오면서 아부다비로 경유지를 바꿔 달라는 요청이 많다고 여행업체들은 전했다.
신혼여행 전문업체 관계자는 "먼 곳으로 신혼여행지를 잡아도 중국인들은 어디에나 있다는 생각에 취소 문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생에 한 번 뿐인 신혼여행을 걱정하며 보내기 싫다며 차라리 우한 폐렴이 잠잠해진 후 가겠다는 커플들이 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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