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후 상승폭 키우는 서울 비강남권…강남은 '눈치보기' 장세

입력 2020-02-02 10:41  

설 이후 상승폭 키우는 서울 비강남권…강남은 '눈치보기' 장세
비강남권서 실거래가·호가 급등…강남 3구는 하향 안정세
상승세 주춤하던 전셋값은 봄 이사철 맞아 다시 불안 조짐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설 연휴가 끝나고 서울 매매 시장은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비강남권의 대비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설 연휴를 포함해 2주 연속 아파트값이 하락한 강남 3구는 매수·매도자 간 눈치 보기로 대체로 관망세가 우세했다.
이에 반해 비강남권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고 저평가된 지역 위주로 설 연휴 직후에도 실거래가와 호가가 수천만원씩 뛰는 '풍선효과'가 이어졌다.
지난달 설 연휴 등으로 가격 오름폭이 다소 줄어들었던 전세 시장은 봄 이사 철을 맞아 다시 불안해질 조짐을 보인다.


◇ 강남권 매수세 위축, 매도자들 관망세로 거래 뜸해
"설 연휴 직후 거래가 한 건도 없어요. 매수자들은 급매물을 찾고, 매도자들은 기존 호가에서 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습니다. 3월은 돼야 본격적으로 급매물이 나올 거예요. 매도 문의가 많아지고, 매수 문의가 줄긴 했습니다."(서울 서초구 반포동 중개업소 대표)
"매도자들이 급매물 가격에 물건을 팔지 않으려고 해요. 세금을 많이 내더라도 일단 가지고 있겠다는 거죠. 평형별로 급매물이 1∼2건씩 나오는 정도고, 매도 문의도 평상시보다 10%가량 증가한 것 같아요. (서울 송파구 신천동 중개업소 직원)
설 연휴가 끝나고 닷새가 지난 가운데, 강남권 매매시장은 싼 매물만 찾는 매수자들과 가격을 내리지 않으려는 매도자들 사이의 눈치 보기가 강했다.
다만,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과 고가주택의 급매물이 나오면서 기존 매도자 우위 시장에서 매수자 우위 시장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2차 전용면적 55.45㎡는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12월 14일 14억4천만원(12층)에 매매됐지만, 대책 발표 이후인 같은 해 12월 27일 10억원(7층)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현재 13억원에 나온 물건이 있지만 팔리지 않고 있다.

반면, 전날 재건축 조합이 설립된 서초구 서초동 진흥아파트의 경우 전용 101.32㎡와 131.07㎡가 설 연휴 직전 각각 17억8천만원, 22억원까지 실거래가가 하향했다가 설 연휴 직후인 지난 28일 각각 18억6천만원, 22억3천만원으로 반등했다.
강남권 매매 시장의 급격한 매수세 위축 분위기에도 재건축 조합 결성 호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와 전문가들은 12·16대책에서 발표한 한시적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와 공동주택 공시가격 예정가가 공개되기 직전인 3월 초부터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강남권에 집을 2곳만 가지고 있어도 연간 보유세가 수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정부가 올해 초고가 아파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최대 80%까지 끌어올릴 예정이어서 공시가격이 30∼40% 이상 급등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비강남권서 팽창하는 풍선효과…봄 이사철 맞아 전셋값은 불안
설 연휴 이후 비강남권은 서울에서 그간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외 상대적으로 덜 올랐다고 평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 폭을 확대했다.
12·16대책 발표 후 15억원 초과 고가주택의 상승세가 꺾이면서 9억원 이하 주택의 가격이 상승하는 풍선효과의 영향이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한진한화그랑빌 전용 59.94㎡는 11일 6억1천500만원에서 설 연휴 직후인 28일 6억1천950만원으로 손바뀜했다.
이 단지 근처에서 영업하는 한 중개업소의 대표는 "현재 이 금액대 물건도 없다"며 "시세가 6억2천만∼6억3천만원으로 금세 뛰었고, 호가가 6억5천만원인 물건도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한진한화그랑빌 바로 옆에 있는 단지인 월계동 풍림아이원은 지난해 12월 14일 7억원에 거래된 전용 84.303㎡가 설 연휴 직후 7억3천만원으로 상승한 가격에 매매 계약됐다.

월계동의 또 다른 중개업소 직원은 "호가와 실거래가의 변동이 빠르고 크다"며 "사람들이 여긴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3.3㎡당 평균 매매가격이 가장 낮은 금천구의 상황도 비슷하다. 시흥동 시흥베르빌 전용 84.94㎡는 설 연휴 직후인 지난 28일 6억9천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0월 중순 거래된 가격(5억8천8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상승한 금액이다.
시흥동에 있는 한 중개업소 대표는 "신안산선 개통이라는 교통 호재와 정부 대책에 의한 풍선 효과로 평형별로 호가와 실거래가가 3천만∼5천만원씩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학 이사 철 수요자들의 전세 계약이 상당수 마무리되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인 서울 전세 시장은 설 연휴 직후 봄철 이사 수요가 겹치면서 다시 불안해질 조짐이다. 전반적으로 수요 대비 전세 매물이 여전히 부족하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2단지 전용 84.8919㎡의 전셋값은 지난달 11일 6억8천만원까지 내려갔다가 같은 달 31일 8억원으로 급등했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e편한세상신촌 4단지 전용 84.82㎡는 작년 12월 말 7억1천만원에서 지난달 31일 7억2천만원으로 한 달 만에 1천만원 오른 가격에 전세 계약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봄 이사 철을 맞아 전세 시장이 국지적으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10년 평균치보다 30% 이상 많아 서울 전역에서 전셋값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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