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앙숙' 롬니, 공화 유일 탄핵 찬성표…"취임선서 위반"(종합)

입력 2020-02-06 09:56   수정 2020-02-06 14:59

'트럼프 앙숙' 롬니, 공화 유일 탄핵 찬성표…"취임선서 위반"(종합)
트럼프 주니어 "쫓아내야"…매코널 "실망스럽지만 할 일 많아"
2016년 대선 때부터 '트럼프 때리기' 선봉…트럼프도 '거대한 멍청이' 반격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밋 롬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지며 '정치적 앙숙'이란 악연을 이어갔다.
롬니 의원은 이날 상원의 탄핵안 찬반 투표에서 권력 남용 혐의에 대해 찬성 표결을 했다. 공화당 의원 53명 중 찬성표를 던진 이는 롬니가 유일했고, 투표 결과도 이를 반영해 반대 52명, 찬성 48명으로 탄핵안이 부결됐다.
비록 탄핵 표결이 부결됐지만, 롬니는 미국 정치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찬성표를 던진 여당 상원의원으로 기록됐다.



롬니는 표결 전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대통령의 행위가 공공의 신뢰에 대한 끔찍한 남용이라며 찬성 이유를 밝혔다.
그는 "유임하려고 선거를 망치는 것은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폭력적이고 파괴적인 취임 선서 위반"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그동안 '완벽한' 자세로 일해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거론하며 "그가 했던 일은 완벽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의 선거권과 국가안보, 근본적인 가치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당 유일의 찬성표'가 부담스러웠는지 롬니는 자신의 입장을 밝히면서 눈물을 애써 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독실한 모르몬교도인 롬니는 "트럼프와 그의 지지자들로부터 욕먹을 게 분명하다"면서도 독실한 신자로서 자신은 신 앞에 한 맹세를 따를 것이며 그러한 신념이 바로 자신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롬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탄핵 조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또 다른 탄핵소추 사유가 된 의회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다른 공화당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반대표를 던졌다.
롬니는 지난달 31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증인으로 소환하기 위한 투표 때도 찬성 입장에 서 공화당의 '반란표'가 됐다.
당시 같은 당 수전 콜린스 의원 역시 찬성표를 던졌지만 이날 탄핵 찬반 투표 때는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두 가지 혐의 모두에 반대 표결을 해 롬니와 대조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롬니를 공화당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즉각 반응했다.
그는 트위터에 "롬니는 당시(2012년) 민주당을 이기기엔 너무 약했기에 지금 민주당에 합류하고 있다"라고 비꼬았다. 롬니는 2012년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다.
공화당의 다른 유력 인사들도 롬니를 공화당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자당 상원의원들에게 압력을 가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하지만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롬니의 제명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삼갔다.
그는 "놀랍고 실망스러웠지만, 우리가 국민을 위해 해야 할 많은 일이 있다"며 "롬니는 우리가 이루려 했던 거의 모든 것을 지지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탄핵을 추진했던 민주당을 향해서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엄청난 정치적 실수"라며 "그들은 정치적 패배자"라고 쏘아붙였다.



2012년 대선 때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배하긴 했지만,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을 정도로 정치적 거물인 롬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과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 '앙숙', '저격수'라는 별칭을 달고 다녔다.
그는 2016년 대선 레이스에 나선 트럼프 후보를 향해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며 '트럼프 때리기'의 선봉에 섰고, 대선 때도 투표용지에 자신의 아내 이름을 써냈다고 나중에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롬니가 2011년 만든 트위터 가명 계정을 때때로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이용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동안 롬니를 향해 '거만한 멍청이'라고 비난하는가 하면, 롬니의 2012년 대선 실패와 4년 후 자신의 대선 성공을 비교하는 동영상을 올려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롬니가 2018년 11월 상원 의원 도전에 나서자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히고 롬니 역시 "감사한다"고 말해 한때 해빙 무드가 조성되는가 했지만, 이후에도 껄끄러운 관계를 피하진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후 롬니를 2차례 면담해 그가 국무장관 1순위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결국 렉스 틸러슨이 낙점을 받았다. 미 언론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롬니를 띄운 뒤 좌초시키는 복수극을 펼친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jbryoo@yna.co.kr,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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