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집권당·극우당, 함부르크서 외면받아…녹색당 '돌풍'(종합)

입력 2020-02-25 00:50  

독일 집권당·극우당, 함부르크서 외면받아…녹색당 '돌풍'(종합)
사민당, 함부르크 1당 유지…집권 기민당·극우 AfD 부진
기민당 "쓰라린 날"…새 대표 선출 4월 25일로 앞당겨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소속된 집권 기독민주당이 함부르크주(州) 선거에서 참패하면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가뜩이나 지난해부터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고전한 데 이어 튀링겐주(州) 총리 선출 결과로 당의 리더십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민심 이반을 여실히 확인했다.
튀링겐주 총리 선출 시 '킹메이커' 역할을 해 논란을 일으킨 극우 성향의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도 지방선거에서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23일 치러진 함부르크주 선거의 개표 결과, 사회민주당은 39%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4년 전 지방선거와 비교해 6.6%포인트 떨어졌다.
녹색당은 이전 선거보다 11.9%포인트 높은 24.2%의 득표율로 기민당을 끌어내리고 2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사실상 이번 선거에서 최대 수혜 정당이 됐다.
현재 주의회에서 제2 정당인 기민당은 4.7%포인트 하락한 11.2%의 득표율에 그쳤다.
좌파당은 0.6%포인트 오른 9.1%를 기록했다.
자유민주당은 2.4%포인트 떨어진 5.0%의 득표율로 주 의회 진출 상한선(5.0%)에 턱걸이했으나, 24일 재개표 결과 상한선에 미달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6.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함부르크 주의회에 처음으로 진입한 AfD는 0.8% 떨어진 5.3%에 머물렀다.
현재 함부르크주는 사민당과 녹색당 간의 연립정부가 구성돼 있다. 선거 직후 사민당은 연정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이번 선거 결과로 기민당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함부르크에서 2차 세계대전 후 얻은 가장 최악의 결과였다.


파울 치미아크 기민당 사무총장은 "쓰라린 날"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이번 선거 결과는 최근 튀링겐주 총리 선출 문제로 기민당의 난맥상이 여실히 드러난 데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튀링겐주에서는 좌파당과 사민당, 녹색당이 연정 구성에 합의하고 좌파당 소속의 총리 후보를 공동으로 냈는데, 자민당 후보가 AfD와 기민당의 지원을 받아 당선돼 논란이 일어났다.
이에 기민당은 사실상 AfD와 협력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민당 대표가 이에 책임을 지고 차기 총리 후보직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후폭풍에 시달렸다.
기민당은 24일 지도부 회의를 열어 함부르크주 선거 결과에 대해 대책을 논의했다.
크람프-카렌바우어 대표는 회의 후 차기 당 대표 선거를 오는 4월 25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이르면 8월께 개최하는 방안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정이 상당히 앞당겨졌다. 위기감을 크게 느껴 당 쇄신을 서두르려는 셈이다.
AfD는 최근 헤센주(州) 하나우에서 극우주의자에 의해 발생한 총기 난사 테러 등의 여파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AfD가 이민자 등에 대해 증오를 부추긴 결과로 극우 테러가 발생했다고 비판을 가했다.
AfD는 2017년 9월 총선에서 연방하원에 처음으로 진입한 뒤 옛 동독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방선거에서 약진했으나, 옛 서독지역인 함부르크에서 기세가 꺾였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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