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5개국서 '이란 성지순례' 코로나19 감염 추정 40명

입력 2020-02-26 07:00   수정 2020-02-26 15:03

중동 5개국서 '이란 성지순례' 코로나19 감염 추정 40명
이란 종교도시 곰에서 전파…최초 감염원 미궁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에서 이란에 성지순례를 다녀왔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 환자가 25일(현지시간) 현재 40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중동 내 각국 보건당국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중국 우한(武漢)에서 온 중국인 가족 4명이 중동에서는 처음 코로나19 감염자로 처음 확진됐다.
중동 지역은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비롯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피해 가는 듯했으나 19일 이란에서 처음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란은 걸프 지역에서 메르스가 확산할 때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았고 중동에서도 전염병이 좀처럼 돌지 않는 곳이었지만 코로나19에는 예외였다.
자국 내뿐 아니라 이웃 국가에까지 코로나19를 전파하는 또 다른 '진원'이 된 것이다.
25일까지 이란에 다녀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환자는 바레인 23명, 쿠웨이트 8명, 이라크 4명, 오만 4명, 레바논 1명 등 40명이다. 전날까지 8명이었지만 하루만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 관광하러 온 이란인 부부 2명과 이라크에서 신학을 공부하다 잠시 고향을 다녀온 이란인 유학생 1명을 포함하면 모두 43명이 이란과 연관된 확진자다.
이스라엘(일본 크루즈선에서 감염)을 제외하고 사실상 중동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은 이라크와 시리아, 오만 등을 제외하고 중동에서 정치적으로 대립관계인 탓에 인근 국가와 인적 왕래가 잦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시아파의 맹주 역할을 하면서 중동 지역 곳곳의 시아파 무슬림이 성지순례와 신학 공부를 하러 끊임없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시아파 최고의 성지는 이라크 카르발라이지만 안전 문제때문에 이란의 곰, 마슈하드 등 성지가 연중 성지순례객으로 붐빈다.
하필 이란에서 코로나19 감염이 가장 심각한 곳이 성지순례 '코스'로 꼽히는 중부도시 곰인 탓에 확산 범위가 중동 전체로 넓어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중동 국가 중 인구가 적은 편이면서도 시아파가 인구의 과반인 바레인에서 이란발 감염자 수가 가장 많은 것은 이들의 방문 목적이 주로 성지순례라는 방증이다. 심지어 바레인은 이란과 국교를 단절한 나라여서 직항편도 없다.
바레인 당국은 이들이 UAE 두바이와 샤르자 공항을 거쳐 이란을 왕래한 기록을 확보하고 25일 이들 UAE 공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최소 48시간 동안 중단했다.
이란 보건부는 25일 국내 감염자(95명)의 대부분이 곰의 주민이거나 이 도시를 방문했던 적이 있다고 발표했다. 종교국가인 이란에서는 종교 성지가 유명 관광지이기도 해서 내국인도 곰, 마슈하드 등을 많이 찾는다.
이란이 중동에서 코로나19의 진원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이란 보건당국은 최초 감염원을 아직 찾지 못했다.
이란 보건부는 19일 곰에서 사망한 환자가 이번 달 들어 업무차 중국에 2차례 출장을 다녀왔다고 확인했다. 이란은 이달 1일 중국 직항편을 모두 중단했지만 이 환자는 경유편을 이용했다.
또 곰의 태양광 발전소를 짓는 중국회사에서 일하는 중국인 직원이 감염원일 가능성과, 국경을 인접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또는 중국에서 밀입국한 외국인이 공항·항구의 검역을 피하는 바람에 이란으로 코로나19가 유입됐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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