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메시지 배제…달콤한 사각지대에 머물려 해"

입력 2020-03-01 06:46  

홍상수 "메시지 배제…달콤한 사각지대에 머물려 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 후 기자회견…"섬세하고 세부적인데 집중"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영화를 만든 뒤 메시지나 의도가 생길 수 있지만 되도록 사전에 배제하려고 합니다. 달콤한 사각지대에서 머무르려고 합니다."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은 29일(현지시간) 수상 직후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투 현상 등 사회적 의도를 갖고 영화를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홍 감독은 "나는 큰 그림을 그리거나 큰 의도를 갖는 그런 세계에 살고 있지 않다"면서 "작은 세계에서 조그맣게 사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되도록 큰 의도를 갖고 만드는 유혹을 떨쳐버리려고 노력한다"면서 "강한 것이 아니라 섬세하고 세부적인 것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재로부터 출발해 구조가 생기고, 연출을 계속하는 방식"이라며 "영화가 잘 만들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의 느낌에 따라 움직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 감독은 "내가 일하는 방식은 먼저 시작을 하는 것"이라며 "머릿속에 어떤 장소를 생각하고 있다든가, 특정 배우가 떠오르면 그때부터 작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와 함께 장소에 찾아가 배우와 장소가 만나게 해준다"면서 "촬영하기 일주일 전에 시퀀스나 대본을 작성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또 "몇 개의 장면에 대한 대본을 쓰고 이후 장면을 생각하며 계속 발전시킨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2∼3일 정도 촬영하고 나면 전반적인 구조가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홍 감독은 시상식에서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연인인 김민희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뒤 무대에 올라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나를 위해 일해준 사람들, 영화제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허락한다면, 여배우들이 일어나서 박수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고 배우 김민희, 서영화가 일어나 함께 박수를 받았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과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를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가는 영화다.
홍상수와 김민희가 7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서영화와 송선미, 김새벽, 권해효 등이 출연했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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