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월 만에 반등에도 코로나19로 웃지 못한 한국 수출

입력 2020-03-01 11:27  

15개월 만에 반등에도 코로나19로 웃지 못한 한국 수출
대중국 수출 두달 연속 하락…자동차·디스플레이 '먹구름'
3월 수출 안갯속…성윤모 장관 "현재 상황 매우 엄중하게 인식"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한국 수출이 15개월 만에 반등하는 희소식을 전해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두 달 연속 하향곡선을 그린 데다가 중국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이 난항을 겪으면서 자동차, 디스플레이 수출이 큰 폭 하락하는 등 코로나19의 악영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대로라면 '반짝 반등'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 수출 15개월 만에 '플러스'…코로나19 돌발악재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증가한 412억6천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2018년 12월부터 14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던 한국 수출이 15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한국 수출은 지난해 10월을 저점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인 데다가 2월은 설 연휴가 끼었던 지난해와 달리 조업일수가 많아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은 20개 중 14개, 신(新) 수출성장동력 품목도 7개 중 6개가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던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의 견조한 증가세와 D램 고정가격의 2개월 연속 상승 등에 힘입어 15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된 데다가 증가 폭도 9.4%로 높았다.
하지만 한국 수출의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확언하기 어렵다.
지난해 말 정부는 2월에는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1분기 전체로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지만, 코로나19라는 대형 돌발악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최대 무역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코로나19가 시작된 1월부터 두 달 연속 하락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지난해 12월 3.3% 반등했지만 1월에는 10.7%, 2월에는 6.6% 다시 감소했다.
이는 2월 미국(9.9%), 동남아국가연합(ASEAN·7.5%), 중남미(11.3%), 독립국가연합(CIS·12.2%), 인도(14.7%)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인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품목별로 보면 1∼25일 기준 석유화학(-36.2%), 디스플레이(-42.0%), 자동차부품(-35.0%), 자동차(-36.3%)의 대중국 수출이 30∼40%가량 급감했다.
산업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중국 수출이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춘제(春節·중국의 설) 기간 연장에 따른 성·시별 조업 제한과 가동률 저하로 실질적인 조업일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춘제는 원래 1월 30일까지나 31개 지방정부 중 6개는 2월 3일, 23개는 2월 10일 조업을 재개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우한(武漢)시가 있는 후베이(湖北)성은 3월 11일부터 조업을 재개할 방침이고 톈진(天津)은 재가 가능 시점을 별도 공지하기로 했다.
23개 성·시가 춘제 기간을 일주일 연장하면서 실질적인 조업일수는 5일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23개 성·시로의 수출은 한국의 전체 대중국 수출의 92.4%를 차지한다.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가장 타격을 입은 업종은 자동차와 디스플레이다.
중국으로부터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어 국내 생산이 줄어드는 바람에 지난달 자동차 전체 수출은 16.6%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중국의 모듈 공장 조업 중단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환에 따른 영향으로 21.8% 떨어졌다.
중국 내 원유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하락으로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수출도 각각 0.9%, 9.7% 감소했다.

◇ '반짝 반등'에 그칠까…"증가세 유지하기 위해 총력"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에서 3월 수출은 안개에 싸였다.
2월의 반등도 조업일수가 늘어난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요인이 사라지고 나면 상승세가 바로 꺾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평균 수출 증감률은 1월 4.6%로 14개월 만에 반등했지만 2월에는 -11.7%로 한 달 만에 다시 내려앉았다.
한국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 역시 "코로나19 영향이 장기화할 경우 수요 부진 등으로 3월 이후에도 플러스를 지속할지 여부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정부는 예측했다.

특히 3월에는 신규 계약이 이뤄지는 시기여서 코로나19의 영향이 2월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2월 수출이 반짝 반등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데 범정부적 대응을 강화했다.
1월 28일 실물경제 대책반을 즉각 가동했고 2월 20일 총리 주재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또 무역금융 확대, 전시회 취소에 따른 피해 지원, 온라인 마케팅과 화상 상담회 확대, 분쟁 조정 지원, 코로나19 피해기업 확인서 발급 등을 이번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노사 합의를 통해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 따른 생산 차질을 신속하게 복구 중이다.
석유화학,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은 대중국 수출이 어려워지자 아세안 등으로 수출선을 전환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정부는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일본 수출규제에 성공적으로 대응한 것과 같이 이번 코로나19도 민관이 힘을 합치면 슬기롭게 해결해 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업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차질을 만회하기 위해 수출선을 다변화하고 신속하게 생산 차질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수출의 저력을 확인했다"면서 "이번에 반등한 수출 모멘텀을 유지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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