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北관련 해킹그룹 암호화폐 돈세탁 중국인 2명 기소·제재(종합2보)

입력 2020-03-03 06:54   수정 2020-03-03 06:57

미, 北관련 해킹그룹 암호화폐 돈세탁 중국인 2명 기소·제재(종합2보)
北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발사 후 발표…러 석유회사는 제재 풀어줘
핵미사일 개발 '사이버 자금줄' 차단 포석, 몰수소송도…대북 압박 속 제재해제도 이례적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재무부는 2일(현지시간)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해킹그룹 라자루스와 연계된 중국인 2명을 기소하는 한편 이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다만 러시아의 석유회사 및 그 자회사에 대해서는 북한 관련 제재를 해제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공교롭게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지 몇 시간 지나 이뤄진 것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미 당국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미사일과 무기 개발 프로그램과 연계된 2018년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절취된 1억 달러 이상의 돈을 세탁한 혐의로 중국 국적자 2명을 기소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
워싱턴 연방검찰청도 113개의 가상화폐 계좌에 있던 관련자산을 몰수하기 위한 민사소송도 워싱턴 연방법원에 제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이들은 톈인인과 리자둥 등 중국 국적자 2명으로, 미국과 유엔의 제재대상이자 북한의 주요 정보당국인 북한 정찰총국의 통제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해킹그룹인 라자루스 그룹와 연계된 인사들이다.
WP는 이번 기소가 북한의 암호화폐 자금 조달을 막기 위한 미국에 의한 처음이자 대규모 집행 조치라고 보도했다.
WSJ은 이번 기소가 북미간 협상이 교착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공개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도 이들에 대한 제재를 단행했다.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들이 지난 2018년 자행된 '사이버 침입'으로 인해 절취된 암호화폐의 돈세탁에 연루돼 있다고 적시했다.
재무부는 지난해 9월 라자루스 등 해킹그룹 3곳을 제재하면서 미국과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이 공개적으로 북한의 소행이라고 지목했던 2017년 12월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에도 라자루스 그룹이 연루됐다고 밝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북한 정권은 돈을 훔치기 위해 금융기관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을 위한 대대적인 작전을 지속해왔다"며 "미국은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벌이는 것을 조력하는 자들에 대한 책임을 물음으로써 국제적인 금융 시스템을 보호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국적자 톈인인과 리자둥은 라자루스 그룹을 지원하기 위한 재정적, 물질적, 기술적 지원 또는 물품 및 서비스를 지원·제공했다고 재무부가 전했다.
재무부는 북한이 금융 기관들에서 훔친 돈을 세탁하기 위한 사이버 행위자들을 훈련 시키고 있다면서 이들 중국 국적자 두 사람이 북한이 관리하는 계좌로부터 약 9천100만 달러(약 1천087억원)와 950만 달러를 수령한 뒤 자금출처를 흐리기 위해 인터넷상의 주소를 옮겨가며 돈세탁을 했다고 밝혔다. 이들 돈은 2018년 4월 이뤄진 암호화폐 거래 해킹 등을 통해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자루스 그룹의 사이버 행위자들은 2018년 4월 가상 화폐 접근에 사용되는 고객의 개인정보에 대한 불법적 접근 등을 통해 2억5천만 달러 상당의 가상 화폐를 절취했으며, 이는 이 해 북한의 가상 화폐 강탈 연간규모의 절반에 가까운 액수라고 재무부는 밝혔다.
톈인인은 140만 달러 어치의 비트코인도 추가 비트코인 구매를 위해 미리 지불된 애플 아이튠 기프트 카드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의 이날 조치는 핵ㆍ미사일 개발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북한의 사이버 범죄를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재무부는 그러나 러시아독립 석유회사(IPCㆍIndependent Petroleum Company) 및 그 자회사 NNK프리모르네프테프로둑트(NNK-P) 등 2곳에 대해서는 목록에서 제외한다며 제재를 해제했다.
이들 기업은 북미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인 지난 2017년 6월1일 제재 명단에 올랐었다. 당시 제재 대상에는 북한 인민군과 인민무력성, 국무위원회 등 북한 개인 4명 및 기관 10곳이 포함된 바 있다.
재무부는 IPC가 북한에 100만 달러 규모의 석유 제품을 실어날랐으나, 제재 단행 이후 그 모회사인 AOC가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동 중단을 분명히 해왔다고 평가했다.
이번 제재해제 조치와 관련, 재무부는 "미국의 제재는 영구적일 필요는 없다"며 "제재는 행동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은 북한 유관 당국 소속으로 지정된 인사들의 경우 북한의 제재 회피를 가능하게 하는 일을 중단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의미있는 조치를 한다면 제재 해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고 밝혔다.
미국이 그동안 북한 관련 제재를 풀어준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로, 제재가 영구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북한 관련 인사들에 대해서도 북한의 제재 회피 조력 중단을 전제로 추가 제재 해제 가능성을 시사해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 관련 제재를 단행한 것은 지난 1월14일 북한의 해외 노동자 불법 송출과 관련, 북한의 기업과 중국 내 숙박시설을 겨냥한 제재를 가한지 한 달여만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맞물려 강력한 대북 경고·압박 메시지를 발신하면서도 강온을 병행, 북한의 추가 궤도이탈을 막으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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