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탄에 텅 빈 좌석' 중국 항공업계 고사 위기

입력 2020-03-06 14:17  

'코로나19 직격탄에 텅 빈 좌석' 중국 항공업계 고사 위기
'정부 보조금·파격 할인'으로 연명하지만, 수요 회복 기대 어려워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중국 항공업계가 고사 직전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항공 허브'가 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지만, 이러한 목표에 다가가기는커녕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항공교통 급감으로 항공업계가 극심한 경영난을 겪는 처지로 내몰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중국 내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중국에 대해 여행 경보를 내리거나 중국발 여행자에 대한 비자 요건을 강화한 국가나 지역은 70여 곳에 달한다.
지난달 2월 17일 중국의 세계 항공교통 시장 점유율은 25위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다시 2위로 반등했다.
하지만 이러한 반등은 항공업계에 대한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이에 힘입은 중국 항공사들의 항공권 '폭탄 세일'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 국영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의 자회사 선전항공은 선전발 충칭행 편도 항공권의 가격을 기존 1천940위안(약 33만원)의 5% 수준인 100위안(약 1만7천원)까지 낮춰서 팔고 있다.
이러한 '폭탄 세일' 덕분에 중국 내 항공교통 수요는 다소 회복했지만, 한국, 일본, 이탈리아, 이란 등 중국의 주요 교역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이들 국가와의 항공 수요는 당분간 급감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중국이 1천200억 위안(약 21조원)을 투자해 지난해 문을 연 베이징 다싱(大興)국제공항이나 야심 찬 확장 계획을 밝힌 선전, 광저우 국제공항 등은 모두 이용객 급감에 시달리고 있다.
항공교통 이용객 급감은 항공사들의 극심한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중국 내 3대 공항을 출발한 여객기 좌석 점유율은 고작 51.3%에 그쳤다. 여객기의 절반 가까운 좌석이 텅 빈 채 운항했다는 얘기다.
리서치기업 CADA 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항공권 예약 취소와 미약한 항공 수요로 인해 중국 항공업계가 입을 피해는 지난달과 이달 720억 위안(약 12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하이난(海南)성 정부가 극심한 경영난으로 부채 상환이 어려워진 HNA 그룹의 경영권을 확보해 이 그룹 자산의 상당 부분을 중국국제항공,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등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이난항공, 톈진항공 등 여러 항공사를 거느린 HNA 그룹은 공격적인 해외 투자로 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수요마저 급감하면서 극심한 재무 위기로 내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항공산업 전문가는 "가장 큰 문제는 빈약한 항공 수요"라며 "코로나19가 계속 확산하는 한 항공사들이 아무리 항공권 가격을 낮춰도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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