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초월한 '팬데믹' 공포…전 세계가 '자가격리'(종합)

입력 2020-03-15 20:53   수정 2020-03-16 15:17

국경 초월한 '팬데믹' 공포…전 세계가 '자가격리'(종합)
스페인, 이탈리아 이어 전 국민 '통행 금지'…미국은 유럽 대륙에 빗장
각국 정상도 위협받으며 지도부 공백도 우려
"전 세계 확진자 15만6천명 넘어"…증가세 여전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전 세계가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유행) 공포에 빠지면서 앞다퉈 국경을 닫고 자국민에는 이동 제한을 가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안전지대가 사라지자 사실상 지구촌 전체가 스스로 '자가 격리'에 들어가는 형국이다.
중국에 이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유럽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고 있으며, 사태 초기에 '청정지대'라고 했던 중남미와 아프리카도 방역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또 세계 각국 정상들도 잇따라 코로나19 감염 여부 테스트를 받거나 격리에 들어가 지도부 공백 상태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 국경 봉쇄·입국자 격리로 바이러스 경로 차단
통합을 지향하는 유럽도 코로나19 앞에서는 빠르게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덴마크는 14일(현지시간)부터 한 달 동안 국경을 봉쇄키로 했고, 호주도 15일부터 입국자를 14일간 격리토록 함으로써 관광 목적의 외국인 입국을 사실상 차단했다.
폴란드는 15일부터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체코는 16일부터 모든 출입국을 중지해 자체 봉쇄에 들어갔다.
러시아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 스위스·노르웨이 등과의 항공편 운항을 제한했다.
그리스는 이탈리아와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전면 차단했고, 조지아는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과의 국경을 봉쇄했다.
미국은 영국과 아일랜드를 입국 금지 대상국에 포함하기로 했다고 미 언론들이 14일 보도했다.
미국은 바이러스 사태 초기 중국을 가장 먼저 막은 데 이어 지난 11일 유럽 26개국의 입국을 차단하면서도 영국과 아일랜드는 예외로 뒀지만 결국 '대륙 봉쇄'에 나선 셈이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외교관을 제외한 모든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등 국가 간 이동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 자국 내에서는 대규모 행사·이동 금지
역시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비상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스페인은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동시에 2주간 생필품과 약품 구매, 출퇴근 목적을 제외하고는 모든 국민에 이동을 금지했으며, 필요하면 군대도 투입키로 했다.
이탈리아가 지난 11일 국민 6천만명의 이동을 제한한 데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 전면 '통행 금지령'이라는 초강수를 꺼내든 것이다.
프랑스도 음식점, 술집, 영화관, 나이트클럽 등 다중 이용시설의 영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
영국은 오는 5월 7일 예정된 잉글랜드 지방선거를 1년간 연기하기로 했다. 프리미어리그(EPL)와 챔피언십리그, 잉글랜드축구협회(FA) 여자 슈퍼리그 등 모든 프로축구경기도 내달 3일까지 전면 중단됐다.
이와 함께 맷 핸콕 보건장관은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70세 이상은 수개월 동안 격리할 것이냐'는 질문에 "노년층을 포함해 바이러스에 취약한 계층은 자가 격리토록 할 수 있다"며 "아직은 계획 단계이고 때가 되면 구체적 방안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가정이나 요양 시설에 있는 취약 계층의 감염을 막는다는 취지지만 벌써 기본권 침해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바티칸은 성주간(4월5∼11일) 전례를 신자 참석 없이 인터넷 중계로 거행키로 했다. 또 12일 예정된 부활대축일 미사 역시 신자 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자국 내 여행 제한도 고려하고 있다. 항공업계를 포함한 내수 타격을 우려해 전면적인 제한 조치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바이러스 확산 정도에 따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등 유명 테마파크와 뉴욕의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줄줄이 문을 닫았고, 미국 프로농구(NBA)와 골프, 축구 경기도 중단됐다.
칠레는 5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금지하는 동시에 재택근무를 권고했으며, 산티아고의 한 사립학교 학생 2천600명에 격리를 지시했다.
또 크루즈선에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2개 선박의 1천300명을 통째로 격리 조치했다.
중동 지역에서는 이집트가 대학을 포함해 각급 학교에 2주간, 오만은 한 달간 문을 닫도록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현지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된 정상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확진자와 접촉했다는 논란 속에서도 검사를 거부했지만 결국 검진 후 음성 판정을 받았다. 국민과 시장에 공포감 확산을 막기 위한 행보지만 정상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여전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도 1차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지만, 보건 당국의 권고에 따라 1주일 이내에 2차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캐나다와 스페인은 총리 부인이 각각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정부 방침에 따라 총리도 함께 격리에 들어갔다.
마르셀루 헤벨루 지 소자 포르투갈 대통령은 관저를 방문한 어린이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감염 여부를 검사해 음성이 나왔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14일간 자가 격리를 택했다.
칼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베이징을 방문한 뒤 '2주 이내 중국에서 입국할 경우 격리한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예외 없이 격리에 들어갔다.
이밖에 이탈리아에서는 보건부 차관, 야당 대표, 주지사, 군 참모총장, 교육부 차관 등 고위 관료들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경우 회의에 참석했던 관료가 확진 판정을 받아 감염 여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 아프리카·중남미까지 빠르게 전파
세계보건기구(WHO)가 공개한 14일 현재 24시간 동안 전 세계 감염 현황은 확진자 9천769명이 늘어 14만2천539명, 사망자는 438명이 늘어 5천393명인 것으로 집계돼 꺾일 줄을 모르고 있다.
최대 감염국인 중국은 새로운 확진자가 18명으로 전체 8만1천21명, 사망은 14명이 늘어 3천194명을 기록했다.
다만 AFP통신이 15일 인용 보도한 존스 홉킨스 대학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감염자는 15만6천명으로 WHO 집계와 편차가 있다.
특히 중국 외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에서는 14일 오후 6시 현재 전날 대비 확진자가 3천497명 늘어 2만1천157명을 기록했으며, 누적 사망자도 1천441명으로 나타났다.
또 중남미 각국 보건당국의 발표와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지금까지 중남미 20여개국(유럽령 지역 제외)에서 모두 350명이 넘는 환자가 보고됐다.
그동안 영향권 밖으로 여겨진 아프리카에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만 38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보고되는 등 동서남북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최소 25개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들 국가는 상대적으로 의료 환경이 열악해 확진자가 늘어날 경우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aayys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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