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한은 파격적 금리 인하…추경과 쌍끌이 효과 기대한다(종합)

입력 2020-03-16 19:07   수정 2020-03-16 19:15

[연합시론] 한은 파격적 금리 인하…추경과 쌍끌이 효과 기대한다(종합)

(서울=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복합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0.50% 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이로써 국내 기준금리가 1.25%에서 0.75%로 내려감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0%대로 진입했다. 한은은 국회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보조를 맞춰 17일이나 18일께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금리를 내리려 했으나 미국이 예정을 앞당겨 15일(현지 시각) 금리를 1.0% 포인트 전격 인하하자 임시 위원회를 열어 긴급 대응에 나선 것이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열어 금리를 인하한 것은 '9·11 테러' 직후인 2001년 9월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 두차례 뿐이라고 한다. 한은이 금리를 대폭 내리면 선진국들과는 달리 자본 유출 우려가 있는 데다 추가 정책 여력도 남겨둬야 한다는 점에서 0.25% 포인트 인하를 점치는 관측도 있었지만 0.5% 포인트를 내리는 '빅 컷'을 선택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엄중한 상황과 이달 들어 두 차례에 걸쳐 1.5% 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한 미국의 과감한 조치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코로나19 쓰나미가 세계를 휩쓸면서 하나로 묶인 글로벌 경제의 숨통을 조이자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급발작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세계 주요 증시가 폭락하고 환율은 요동쳤다. 글로벌 공급 체계가 무너지고 이동제한으로 수요마저 심각하게 위축되면서 비상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제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상황으로까지 내몰렸다. 미국이 제로금리와 최소 7천억달러 규모의 양적 완화를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세계 경제의 위기 경보등이 켜지면서 다른 선진국들도 미국을 따라 재정 확대와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캐나다, 호주, 영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일본도 금명간 금리 인하를 발표한다. 중국 런민은행도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라는 양대 통화정책을 가동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등 6개 중앙은행은 달러 스와프 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전 세계가 이미 2008년 금융위기 때의 확장 재정·통화정책 수순을 밟아가는 모양새다.

미 연준의 파격적이고 과감한 통화정책에 등 떠밀린 모양새지만 한은이 한발 늦게나마 금리를 대폭 인하한 것은 다행이다. 요동치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코로나19 사태가 실물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금통위는 금융중개지원대출 금리를 현재의 0.50∼0.75%에서 0.25% 포인트 내리고 환매조건부 매매(RP) 대상 증권에 은행채를 추가하는 조치도 내놨다. 유동성 공급을 늘리거나 금융기관의 자금 조달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들이다. 정부는 앞서 증시안정 조치로 공매도를 6개월간 전면 금지하기도 했다. 수요와 공급에서 한꺼번에 덮친 코로나19 경제 충격은 지금보다 앞으로의 대응이 관건이다. 선제적 긴급 대응은 물론 글로벌 경기 침체의 장기화에 대비한 종합적인 플랜도 차근차근 검토해야 한다.

기준금리 0%대 영역은 우리가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몰고 온 글로벌 경제 복합위기를 이겨내려고 불가피하게 선택한 길이지만 부작용도 만만찮다. 가계 부채 급증세에 기름을 붓고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부작용을 잘 관리해나가면서 금리 인하의 혜택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중소 협력업체로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적재적소의 정책들을 함께 펴나가야 한다. 정책이 절박하게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림의 떡'이 되어서는 안 된다. 모두가 다 힘들지만, 더 힘든 곳이 있다.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 처리가 예정돼 있다. 금리 인하와 추경으로 대변되는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의 혜택이 더 힘든 곳부터 차례대로 돌아가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고 경기 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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