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글로벌 경기위축 우려 어느 때보다도 높다"

입력 2020-03-16 19:40  

[일문일답] 이주열 "글로벌 경기위축 우려 어느 때보다도 높다"
"자영업자, 중소기업 차입비용 가능한 큰 폭 낮출 필요"



(서울=연합뉴스) 정수연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도 상당히 커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임시 금융통회위원회 회의를 마친 후 연 기자 간담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진 점이 이번 금리 인하의 주된 배경임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임시 회의를 소집하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내렸다.
이 총재는 또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기 위해선 그들의 차입 비용을 가능한 큰 폭 낮출 필요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지난주만 해도 한은이 금리를 0.25%포인트만 내린다는 전망이 많았다. 0.5%포인트 인하한 이유는 무엇인가.
▲ 지난번 금통위 이후 코로나19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많은 지역으로 퍼져나갔다. 경제활동 위축의 정도가 당초 예상보다는 크고 영향도 장기화할 것으로 봤다. 취약부문, 영세 자영업자, 중소기업들이 그 기간 어려움을 이겨내게 하기 위해선 그들의 차입 비용을 가능한 큰 폭 낮출 필요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미 연준이 며칠 사이에 금리를 150bp(1bp=0.01%포인트) 내렸다. 주요국들의 금리 인하도 이어졌다. 주요국, 특히 연준의 큰 폭 인하가 한은이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 줬다.
--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1%대로 보는가.
▲ 지난번 전망은 2.1%며 3월 이후 코로나19가 진정된다고 가정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보면 당초 전망한 숫자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본다. 당연히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것 같고 그 숫자가 구체적으로 얼마냐 하는 것은 현재로서 가능하지도 않고 의미 있는 게 아니라고 본다. 지난번 봤던 것보다는 아래쪽으로 갈 리스크가 훨씬 커졌다.
-- 이번에 금리 인하하면서 공개시장운영 대상증권을 확대했다. 2008년 때처럼 돈 풀 것인가.
▲ 유동성 관리하기 위해 대상 증권을 확대했다. 2008년에 30조 가까운 돈을 시중에 풀었다고 하는데 규모를 비교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은 아직 금융기관의 금융중개 기능이 별문제 없이 작동하나 신용 경계감 고조에 기업들이나 가계들이 자금 조달하는 데 애로를 겪게 되는 상황은 방지하기 위해 시중 유동성을 풍부하게 유지하겠다.
-- 연준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낮추면서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높아졌다고 평가. 미국 신용시장 위험이 얼마나 큰가? 시중에서 간과하는 리스크 요인은?
▲ 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에서 소위 회사채 시장 규모가 한 10년 동안 50% 증가해 2019년 말 기준으로 보면 10조달러에 이를 정도로 크게 확대했다. 미 연준의 적극적인 완화정책으로 인해 회사채시장도 어느 정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는 데 어려운 상황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회사채 시장의 50%에 해당하는 트리플B 등급 회사채가 투기등급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대규모 매도한다던가 하는 식의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 추가 금리 인하 나설 가능성은?
▲ 일반적으로 실효 하한은 고정된 게 아니고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의 변화, 주요국 정책금리의 변화 이런 것에 따라 상당히 가변적이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여러 경제여건변화에 대응해 모든 수단을 다 망라해 적절히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
-- 주요국 기준금리 내리고 유동성 공급 확대하는데 채권, 주식, 금융시장 전반이 약세다.
▲ 금융시장이 불안한 것은 각국의 통화정책만으로는 코로나 19 확산을 저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첫 번째로 자리 잡고 있다.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 공조는 시장의 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데는 기여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해야 한다는 지적 있다. 검토한 바 있나?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국내외 외환시장이 불안해졌을 때 한미 통화스와프가 시장안정에 크게 기여했다. 그 효과나 필요성은 익히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더는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자세히 더 언급하기엔 곤란하다.
-- 한은 금리 인하로 환율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원/달러 환율은 내외금리 차 영향도 받는데 무엇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 선호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투자심리 영향을 주로 영향을 받고 있다. 그리고 미 연준이 대폭 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이런 걸 고려하면 금리 인하에 따른 환율상승압력, 자본 유출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 우리나라 기준금리 실효 하한이 미 연준 인하 폭만큼 내려왔나?
▲ 확실히 말을 할 수 있는 건 실효 하한이 연준 금리 조정폭만큼 일대 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 국내 채권시장에선 국채금리가 다른 나라보다 높다고 우려하는 목소리 나온다.
▲ 각국의 금리 수준은 해당 국가가 처한 경기, 물가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를 수 있다. 추경으로 인해 국채발행이 확대한다면 장기금리를 높이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다. 다만 추경용 국채발행의 영향이 시장금리에 현재로선 일정 부분 선반영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장기금리상승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
만약 국고채금리가 상승하면 곧바로 국채매입을 해 시장안정화조치 취하겠다.
--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했을 필요성이 있다.
▲ 지금 판단해도 2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적절한 조치였다고 생각한다. 당시 금리 내리는 것보단 취약부문 애로를 덜어주는 미시적인 대책이 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했다. 그때 금리 인하했다면 시장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을 것으로 예상한다.
통화정책 여력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기준금리 조정은 정말 시점을 잘 골라야겠다, 주요국이 정책금리를 이미 조정했기 때문에 2월보다 지금이 오히려 더 금리 인하 효과가 더 잘 나타난다고 판단했다.


-- 비전통적 수단 강구한다고 했다.
▲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이 소비위축, 생산 차질로 나타나지만. 꼭 금융 쪽으로 퍼질 가능성도 있는 거다. 상황이 엄하기 때문에 한은이 단계별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은 테이블에 올려놓고 점검도 했고 오늘은 일단 금리와 유동성 공급 확충 기반을 다지는 의미에서 대상 증권 확대했다. 한은법상 우리가 할 수 있는 정책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필요한 대응을 하고 있고 또 대응할 것이다.
-- 코로나19 사태 전망과 관련해 지난번 전제와 달라졌나
▲ 3월 들어서면서 이 코로나19가 세계 전역으로 확산됐다. 글로벌 경기 위축 우려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고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 2월 금통위보다 하방 위험이 더 커졌다.
-- 금리 인하 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우려했는데.
▲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되면 결국은 가계의 차입 비용을 낮추는 쪽으로 연결될 거고 주택 수요를 높이는 효과 있겠다. 단기적으로 봤을 땐 부동산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기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물론 경제활동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땐 어떻게 될까 걱정을 안 하는 건 아니다.
실물경기에 미치는 충격의 정도가 워낙 크기 때문에 특히 충격이 몇개월 간다고 보면 취약부문이 생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상당히 우선되어야 하지 않느냐 생각한다.
-- 폴리시믹스 효과는 어느 정도?
▲ 경제심리가 많이 위축된 그런 상황에서는 정부와 중앙은행 다 합쳐서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좋겠다는 기대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퇴출을 위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시점에서 중앙은행도 적극성 띤다면 경제주체들의 불안 심리를 완화하는 데 효과 있을 것이다.
js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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