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코스피 주식 10조 순매수…'동학개미운동' 성공할까

입력 2020-03-25 14:37   수정 2020-03-25 17:08

개인 코스피 주식 10조 순매수…'동학개미운동' 성공할까
3월 개인매수규모 1999년 이후 최대…삼성전자 집중 매수
전문가들 "코로나19 확산·경기충격 추이 보며 신중 접근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내 증시의 폭락장을 '인생역전' 기회로 삼으려는 개미들이 주식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2000년대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이후 약 20년 만에 개미들의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개인들의 기록적인 순매수 행진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개인투자자의 코스피 누적 순매수액은 9조2천858억원에 달했다.
또 25일 오후 1시께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약 7천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이달 들어 개인 누적 순매수액은 10조원에 근접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거래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최대 규모다.
또 지난달 개인 누적 순매수액(4조8천973억원)의 2배에 달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현재 투자자예탁금은 39조8천667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 자금 성격을 지닌다.
같은 날 기준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도 3천47만9천836개로 한 달 전과 비교해 73만여개 늘었다.
주식거래 활동계좌는 예탁자산이 10만원 이상이고 6개월간 한 차례 이상 거래한 적이 있는 증권계좌로, 주로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에 개설하는 위탁매매 계좌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리는 데는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급락했던 코스피는 결국 반등했다는 일종의 학습효과가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0%대로 인하했고 예금금리도 지속적으로 떨어지자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대량으로 풀린 유동성이 갈 곳을 잃은 상황이다.
작년까지 급상승했던 부동산 가격은 정부의 지속적인 규제 강화로 인해 급매물이 속속 나오는 등 상승세를 멈췄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기록적인 매도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매도 물량을 개인이 고스란히 받아주면서 '동학개미운동'이란 신조어까지 나왔다.
국내 개인투자자가 외국인의 투매에 맞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것이다.
개인투자자 주식투자 열풍의 중심에는 삼성전자[005930]가 있다.
실제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이 삼성전자였으며 개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도 삼성전자였다.
또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개인이 삼성전자를 줄기차게 사들이며 한국 증시를 지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례로 코스피200 구성 종목 시가총액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월 말 기준 32.51%에서 지난 19일 기준 35.35%까지 올랐다.
삼성전자는 개인 매수세가 대량 유입되며 비교적 주가 하락을 잘 방어했지만, 코스피200 내 다른 기업들은 주가 하락 폭이 삼성전자보다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들의 매수 배경에는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강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개인 투자 열풍의 특징 중 하나는 20∼30대 젊은 층의 주식 투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페이증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머니 업그레이드를 통한 증권 계좌 개설 수는 서비스 시작 28일 만에 50만개를 넘어섰다. 가입자 연령대를 보면 20∼30대가 전체의 68.4%로 가장 많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비대면 주식 계좌 수는 전월보다 7.4% 증가했다. 특히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카카오뱅크 연계 비대면 주식 계좌는 10.1% 증가했다.
개인투자자 주식 거래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도 올해 들어 신규 계좌 개설 수가 매달 월간 기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의 이런 주식투자 열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향후 경기의 선행지표인 주가가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과거의 역사적 경험과는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미국과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인해 세계 경제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셈"이라며 "당분간은 증시에서도 변동성 큰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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