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코로나 항모' 함장 복직 요청…에스퍼 "철저히 검토"

입력 2020-04-25 09:08  

미 해군, '코로나 항모' 함장 복직 요청…에스퍼 "철저히 검토"
크로지어 전 루스벨트호 함장, 상부에 승조원 구출 SOS 보냈다 경질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미국 해군 최고위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항공모함 승조원들을 구하려다 쫓겨난 함장의 복직을 국방부에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길데이 해군 참모총장과 제임스 맥퍼슨 해군장관 대행은 이날 오전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만나 브렛 크로지어 전 시어도어 루스벨트호(핵추진 항공모함) 함장의 복직을 제안했다.
길데이 참모총장은 앞서 지난 21일 마크 밀리 합참의장과도 만나 같은 의견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크로지어 전 함장은 거의 5천 명을 태운 루스벨트호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자 지난달 30일 상부에 서한을 보내 "승조원들이 죽을 필요는 없다"며 신속한 대응을 호소했으나, 다음날 미 언론에 자신의 서한이 공개된 후 경질당했다.
그가 직접 서한을 언론에 유출한 것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20∼30부의 서한을 상부에 돌리는 등 "잘못된 판단"으로 유출 위험성을 높였다는 게 경질 이유였다고 토머스 모들리 당시 해군장관 대행이 밝혔다.
정치권으로까지 번진 경질 논란은 루스벨트호에서 하선하는 그를 배웅하러 갑판에 몰려나온 승조원들이 "캡틴 크로지어!"를 연호하며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크로지어 전 함장 지지 쪽으로 무게추가 크게 기울었다.
그럼에도 모들리 전 장관 대행은 '혈세'를 써서 괌으로 날아가 루스벨트호 승조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크로지어 전 함장을 "지나치게 멍청"하다며 인신공격을 가했다가 비난이 일자 결국 사임했다.
이날 현재 루스벨트호 승조원 중 85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이 중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4천200여 명은 괌에서 격리 중이다.
길데이 참모총장 등의 복직 권유 보도가 나오기 직전 조너선 호프먼 국방부 수석대변인은 에스퍼 장관이 "대체로 해군 지도부의 결정을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호프먼 대변인은 보도 후 다시 서면 입장문을 내고 에스퍼 장관이 루스벨트호 코로나19 사태에 관한 예비조사 보고서를 받았다면서 "장관은 보고서를 철저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장관이 길데이 참모총장 등으로부터 최신 정보를 구두로 보고받았다"며 "해군 지도부와 다시 만나 다음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소식에 애덤 스미스(민주·워싱턴) 하원 군사위원장은 "비록 크로지어 함장의 행동이 극단적이고 불완전하기는 했으나, 그가 단지 자신의 승조원을 보호하기 위해 그런 행동을 했을 뿐이라는 점은 명백하다"며 복직을 지지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