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명 희생된 이탈리아판 '성수대교' 참사 2년만에 재건

43명 희생된 이탈리아판 '성수대교' 참사 2년만에 재건
제노바서 새 교량 상판식…"비극 딛고 부활하는 이탈리아 상징"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붕괴 사고로 43명의 희생자를 낳은 이탈리아 제노바의 모란디 대교가 오랜 공사 끝에 새로운 교량으로 탈바꿈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주세페 콘테 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모란디 대교를 대체할 신설 교량의 상판식을 했다.
콘테 총리는 "우리는 모란디 참사의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렌초 피아노가 설계한 새 교량은 모란디 대교가 무너진 그 자리에 건설됐다.
북서부 리구리아주 제노바를 관통하는 A10 고속도로 구간에 있는 모란디 대교는 2018년 8월 일부 상판과 교각이 갑자기 무너져 4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당시 사고는 유지보수·관리 부실에 따른 참사로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당국은 사고 이후 곧바로 모란디 대교를 철거한 뒤 새 교량 건설 작업에 들어갔고, 착공 약 1년 만에 완공을 눈앞에 뒀다.
뿌리 깊은 관료주의와 부정부패로 공공 건설 사업이 장기화하기 일쑤인 이탈리아에선 이례적으로 짧은 공기다.
새 교량은 1.2㎞ 길이로, 1억2천만유로(약 1천592억원)의 공사비가 들었다. 개통은 오는 7월로 예정돼있다.
현지에선 새 교량 완공이 비극을 딛고 다시 일어서는 이탈리아의 의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특히 2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와중이라 이러한 인식이 널리 공유되는 듯하다.
정부 핵심 인사인 루이지 디 마이오 외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모란디 대교의 재건설을 언급하면서 이탈리아가 파괴된 잔해에서 다시 일어설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썼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