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고 따뜻한 나라가 코로나 피해 적다?…"여러 요소 복합작용"

입력 2020-05-04 16:48   수정 2020-05-04 18:13

젊고 따뜻한 나라가 코로나 피해 적다?…"여러 요소 복합작용"
NYT, 지역별 코로나19 피해 다른 원인 분석…인구·문화·환경·정부대응 주목
"운도 중요한 요인…한국, 신천지발 확산 없었으면 확진 사례 절반 수준일 것"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원인 불명의 폐렴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최초로 나오고 약 5개월이 지난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 침투했다.
하지만 감염병의 피해 규모는 지역별로 천차만별이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4일(그리니치표준시·GMT) 오전 2시 기준 이란 내 코로나19 사망자는 6천명을 넘었지만, 국경을 맞댄 이라크에선 사망자가 100명이 채 안 된다.
역시 지리적으로 인접한 인도네시아(사망자 845명)와 말레이시아(105명)도 코로나19 피해가 확연히 차이 난다.
3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국가별로 코로나19 피해가 다른 배경으로 인구분포, 문화, 환경, 정부 대응의 4가지 요인을 지목했다.
신문은 지역별로 감염 피해가 다른 원인에 관한 지식은 각국의 코로나19 대응에 중요한 함의를 지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구 젊을수록 감염위험 낮아
NYT는 코로나19 대규모 확산이 일어나지 않은 국가 상당수는 인구가 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25세 이하 청년이 전체 인구의 60%가 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인 아프리카가 대표적이다. 현재 아프리카 대륙에서 나온 코로나19 확진자는 약 4만 5천명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에 속하는 이탈리아는 국민의 중위 연령이 45세가 넘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의 로버트 볼링거 감염내과 교수는 젊은 사람일수록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증상이 약하거나 없어 주변에 전파할 가능성이 작다고 설명했다.
WHO에 따르면 젊은이들은 코로나19를 치명적으로 만드는 기저 질환이 있을 확률도 낮다.
하지만 인구가 젊을수록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적다는 이론에는 반례도 있다.
전 세계에서 인구의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일본은 사망자 수가 520명으로 비교적 적으며, 에콰도르 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인 과야스주는 전국에서 주민 연령이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내제된 문화
일부 국가들은 문화에 '사회적 거리두기'적 요소가 함유돼 코로나19로부터 비교적 안전했을 수 있다고 전염병학자들은 분석한다.
확진자 수가 적은 편인 태국과 인도 국민들은 주로 먼 거리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인사를 나누며, 일본과 한국에선 예전부터 건강이 나빠지면 마스크를 쓰는 풍토가 있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반하는 사례도 있다. 이라크와 페르시아만 인근 국가 등 중동 지역 사람들은 인사를 나눌 때 껴안거나 악수하지만 코로나19 감염률은 낮은 편이다.
지리적, 혹은 정치·경제적 요인으로 다른 국가들로부터 '격리'된 국가들도 대체로 감염 피해가 적은 편이다.
관광객이 잘 찾지 않는 남태평양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 분쟁 중인 시리아와 리비아 등이 이런 사례에 해당한다.



◇따뜻한 기후가 확산세 완화에 도움 돼
NYT는 코로나19가 확산한 국가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높은 온도에 약하다고 추정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수준인 미국과 이탈리아는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에 속하며, 확산세는 겨울에 격화했다. 반면 열대국인 차드와 가이아나에선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도 덥고 습한 기후일수록 전염성이 떨어진다고 NYT는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브라질, 인도네시아, 페루 등 코로나19 피해가 심각한 열대국도 있기 때문에 따뜻한 기후가 그 자체로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마크 립시치 하버드대 교수는 "여름 기후가 도움은 되겠지만, 그 자체로 확산세를 상당히 늦추거나 확진 사례를 줄이지는 못한다는 것이 가장 좋은 추정"이라고 평가했다.

◇신속하고 엄격한 봉쇄
정부가 폐쇄 및 격리조처를 엄격하고 신속하게 도입된 곳일수록 주로 코로나19 피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에볼라, 결핵, 에이즈 등 감염병 사태를 수차례 경험한 아프리카국들은 미국과 유럽국에 비해 감염자 추적과 국경 봉쇄 등 조처를 빨리 도입했다.
중동 국가들도 각종 종교 시설을 일찌감치 폐쇄한 점이 미국과 유럽국과 같은 '재앙적' 피해를 막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분석에도 반례는 있다. 레바논은 무슬림과 기독교도 주민 상당수가 주기적으로 코로나19 피해가 큰 이란과 이탈리아를 방문하지만 비교적 확진 사례가 적다.


NYT는 코로나19 피해가 국가별로 다른 것에 단 하나의 원인이 있지 않으며, 위 4가지 요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구자들은 '운'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화와 기후가 비슷한 국가도 일명 '슈퍼전파자'의 출현 여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신문은 운이 나빴던 대표적 국가로 한국을 거론하며 "대구에서 61세 여성이 교회에 가서 다른 참석자 수백 명에게 병을 전파했고 이후 수천 명에게까지 확산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여성이 그날 집에 있었다면 한국 내 감염 사례는 현재의 절반 수준이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ENG·中文) 코로나19 잡는 北 마스크?…"30번 빨아도 살균율 99%"
yo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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