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관계 최악 근접…코로나19 계기로 패권대결 심화

입력 2020-05-07 11:18   수정 2020-05-07 14:24

미중관계 최악 근접…코로나19 계기로 패권대결 심화
보건·첨단기술·무역·군사 등 각 분야서 적대관계 부각
"미국인 3분의 2, 중국에 비우호적…역대 가장 부정적인 여론"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미국과 중국 관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급속히 냉각돼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가뜩이나 사이가 좋지 않던 미국과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원한이 더 깊어져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서 협력을 포기하고 세계질서 패권을 쥐기 위해 갈등하는 형국이라고 진단했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한(武漢)의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신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위협한 게 대표적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 자연에서 발생한 것으로 실험실에서 누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에 증거를 제시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이 세계보건기구(WHO)가 중국에 편향돼 코로나19 확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며 자금 지원을 일시 중단한 사이 중국이 WHO에 3천만달러를 기부한 것도 미·중 간 패권 다툼의 한 사례로 읽힌다.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발발했던 중국은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와 흔들리는 와중에 다른 나라에 보호장비와 의료장비 등을 지원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이 날 선 신경전을 벌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미국은 거의 모든 부처를 동원해 중국에 적대적인 정책을 취해왔고, 중국은 관영언론을 활용해 미국을 비난해왔다.
미국 법무부는 검찰이 중국 관련 사건 수사를 독려하는 '중국 이니셔티브'를 출범했고, 교육부는 2019년 미국 대학의 외국인자금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으며, 연방통신위원회(FCC)는 미국 통신인프라에 중국발 접근을 축소하고 있다.
국무부는 올해 세계 각국에 주재하는 미국대사관에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감시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구성하도록 지시하고, 유엔 등 국제기구에서 중국이 존재감을 키울 수 없도록 특사를 임명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중국 때리기' 선봉에 나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겨냥해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중앙방송(CCTV)은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을 더럽혔다며 "인류 공공의 적", "악"이라고 불렀다.
중국 글로벌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아무 증거 없이 코로나19 중국 기원설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며 "미 행정부가 루머를 퍼뜨리는 이유는 (대선을 앞둔) 정치적인 목적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휘청이는 틈을 타 중국은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부단히 노력했고 그 이후 양국은 무역갈등, 기술도용, 외교·군사정책을 둘러싸고 건건이 충돌해왔다는 게 WSJ의 분석이다.
미·중 관계가 역대 최악이라는 인식은 미국 내 여론조사에서도 드러났다.
퓨 리서치센터가 지난 3월 미국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3분의 2가 중국에 비우호적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2005년 첫 조사 이후 가장 부정적인 평가였다.
앞서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미국과 중국 정부 전·현직 고문을 인용해 양국 관계가 수십 년 내 최악으로 떨어졌다며 사실상 신냉전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runr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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