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거대 현미경' 방사광가속기 2028년 오창에

입력 2020-05-16 10:00  

[위클리 스마트] '거대 현미경' 방사광가속기 2028년 오창에
신약개발·소재산업 인프라…2022년 이전 착공, 국비 8천억원 투입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오는 2028년이면 국내에 새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될 전망이다. 이 가속기는 기초과학뿐 아니라 산업계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데 활용되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8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부지를 충북 청주시로 지정한 데 이어, 14일에는 이 가속기를 짓기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다.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는 국가 예산이 대규모로 들어가는 사업을 진행하기 전 사업 추진의 타당성과 가능성을 미리 검토하는 사업 진행의 '첫 관문'이다. 연말께 사업이 예타를 통과하면, 이후 가속기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뜰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2022년 이전에 착공해 늦어도 2028년에는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방사광가속기 구축에는 총 8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 태양 빛 밝기의 100억 배에 달하는 밝은 빛(방사광)을 만들어내는 장비다. 방사광으로는 아주 작은 나노 세계에서 일어나는 현상까지 관찰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방사광가속기는 흔히 '초고성능 거대 현미경'으로 불린다.
방사광가속기는 특히 신약 개발 분야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미국 스탠퍼드대 방사광가속기(SSRL)로 단백질의 구조를 분석하는 연구를 통해 개발됐다.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구제역 백신 등도 마찬가지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소재·부품 산업 현장에서도 두루 쓰인다.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는 연간 1천시간 이상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고 있다. 고효율의 태양광 패널을 개발할 때도 패널의 구조를 분석하는 데도 유용하다.
현재 국내에는 경북 포항시에 방사광가속기가 2기 설치돼 있다.
단백질 결정과 냉동된 세포 등을 볼 수 있는 3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는 1995년부터 운영 중이고, 살아있는 세포의 변화를 동영상으로 담아낼 수 있는 4세대 선형 방사광가속기는 2017년부터 활용돼 왔다.
그러나 최근 학계와 산업계에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2기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방사광가속기를 쓰려면 수개월씩 기다려야 했고 가속기는 연구과제에 배정되는 연구자들의 요구하는 시간의 절반 정도인 53%에 불과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로 소재·부품·장비 연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방사광가속기를 새로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따라 과기정통부는 새 방사광가속기를 구축하기로 결정하고, 가속기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를 공모했다. 강원 춘천시, 경북 포항시, 전남 나주시, 충북 청주시 등 4곳이 유치 의사를 밝혔고, 이중 청주가 최종 부지로 선정됐다. 청주는 전국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KTX 오송역, 청주국제공항 등 교통망이 잘 발달한 데다 대덕연구단지와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 등 인근에 연구자들이 많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혔다.
청주는 오창테크노폴리스산단에 가속기 부지를 마련했다. 부지 면적은 산단의 절반을 차지하는 53만9천㎡다. 충북도는 새 방사광가속기는 둘레를 경북 포항의 3세대 가속기의 3배 정도인 800m로 제시했다.
가속기 명칭은 '오아시스'(OASIS)라고 알려졌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공모 등을 거쳐 명칭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가속기 유치로 연구 인력과 산업계 투자가 이어지면서 청주가 얻을 경제적 이익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에 따르면 이번 방사광가속기 사업을 통해 고용 13만7천명, 생산 6조7천억원, 부가가치 2조4천억원의 효과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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