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국면서 백악관-CDC 갈등 고조…파워게임서 벅스 '승리'

입력 2020-05-17 06:05  

코로나19 국면서 백악관-CDC 갈등 고조…파워게임서 벅스 '승리'
CNN 보도…수십년지기 벅스-레드필드 등 돌려, CDC 소외감 확산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백악관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을 둘러싼 주도권 싸움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행정부 내 균열 심화로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일사불란한 대응에 차질이 계속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워게임의 승자는 일단 벅스 조정관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무기관인 CDC의 '소외' 현상도 점점 심해지는 분위기다.
미 CNN방송은 16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고위 행정부 당국자들과 애틀랜타 소재 CDC 본부 고위 당국자들을 인용, 미국이 얼마나 조속하게 경제활동을 재개할지와 정부가 바이러스 관련 자료를 어떻게 추적할지를 놓고 백악관과 CDC 사이에 불신과 적대 의식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데비 벅스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점점 더 CDC에 대해 비판적으로 돼가고 있으며, 최근 일련의 회의에서 CDC에 대해 좌절감 이상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2명의 고위 행정부 당국자가 CNN에 전했다.
무엇보다 벅스 조정관은 CDC가 코로나 19 관련 자료를 취합하는 방식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확진자 및 사망자 집계가 부정확하고 지연되는 일이 초래됐다는 것이 벅스 조정관의 문제의식이라고 한다.
벅스 조정관은 최근 있었던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와 같은 심적 동요를 표했고, 적어도 한 번 이상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 간 격론으로 번졌다고 TF에 가까운 한 소식통이 CNN에 전했다.
벅스 조정관과 레드필드 국장은 과거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연구에 함께 몸담았던 수십년 지기이다.
올 초 CDC의 '진단 키트 결함 사태' 당시만 해도 벅스 조정관은 레드필드 국장을 지원 사격했다고 한다.
그러나 레드필드 국장을 향한 벅스 조정관의 어조는 최근 몇 주간 극적으로 변했다고 복수의 당국자 및 1명의 TF 주변 소식통이 CNN에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도 벅스 조정관이 동료들에게 "CDC에서 내놓는 건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주에는 CDC가 만든 미국 경제 정상화 관련 세부지침 자료가 언론에 유출된 것을 놓고 레드필드 국장이 행정부 당국자들에게 사과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백악관은 CDC 지침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경제 정상화 드라이브에 저해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초안을 보류시키는 등 양측은 세부 지침 마련을 놓고도 갈등을 빚은 바 있다.
결국 CDC는 지난 14일 68쪽짜리 초안을 6쪽으로 줄인 최종 지침을 공개했으나 경제 정상화에 방점을 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백악관의 '입김'으로 그 내용이 애초보다 완화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CDC의 초안에 제동을 건 것도 벅스 조정관이 주도했으며 이 일을 겪으면서 벅스 조정관에 대한 CDC 내 좌절감도 고조되고 있다고 2명의 CDC 당국자들이 CNN에 전했다.
이번 CDC 지침 축소 파문은 벅스 조정관과 레드필드의 언쟁과 맞물려 많은 고위 당국자들에게 백악관 내에서 벅스 조정관이 가진 장악력,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의 수준을 각인시켜줬다고 CNN은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에 대해 공개적 비판을 가해온 것과 달리 벅스 조정관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고 당국자들이 CNN에 전했다.
한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벅스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파우치 소장이나 그 외 다른 인사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나쁜 의견'을 낼 때 기분 나쁘지 않게 차단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것이다. 이 당국자는 "벅스 조정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든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반면 레드필드 국장은 동절기 재확산의 심각한 위험성을 경고한 인터뷰를 했다가 지난달 22일 TF 브리핑 도중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연단에 호출돼 해명을 강요당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벅스 조정관이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백악관에 입성할 때부터 CDC 내에서는 회의론이 적지 않았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가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을 즐긴다는 이유에서였다고 한다.
CDC 당국자들은 또한 벅스 조정관이 과학자로서 코로나19 브리핑 때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는 '허위 정보'들을 바로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데 대해 실망감을 표해왔다고 CNN이 보도했다.
CNN은 그러나 CDC 통계 취합 시스템에 대한 벅스 조정관의 지적은 취할 대목이 없는 것은 아니라며 CDC 추적 시스템에 오류가 많다고 지적하며 개선 필요성을 거론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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