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코로나경제전쟁에 돈 더푼다…"재정은 치료제면서 백신"

입력 2020-05-25 18:44   수정 2020-05-26 05:04

文정부 코로나경제전쟁에 돈 더푼다…"재정은 치료제면서 백신"
"충분한 재정투입 통해 위기극복하고 성장률 높여야 재정건전성 회복"
3차 추경에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 역대 최고…GDP대비 국가채무비율 45% 육박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문재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충격에 우리 경제가 전시상황이라며 재정역량을 총동원해 돈을 과감히 더 풀 전망이다.
고용과 수출 등 실물경제의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어 더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불을 끌 때도 빠르게 충분한 물을 부어야 빠른 진화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기조다.
정부가 1∼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뛰어넘는 3차 추경안을 준비 중인 가운데 코로나 경제위기가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은 만큼 내년 예산안도 올해 이상으로 확장적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 2024년까지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도 현행(2019∼2023년) 6.5% 수준을 넘어서는 게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3차 추경까지 편성되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외환위기 당시 수준을 훌쩍 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국가채무비율도 45%에 육박하게 된다.




◇ 문대통령 "더욱 과감한 재정의 역할 필요"…내년 나라살림 550조 넘어설듯
정부는 25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예산과 중기 재정운용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전 국무위원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재정이 경제위기의 치료제이면서 백신역할까지 해야 한다며 앞으로 더욱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지금까지 5차례의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소상공인과 고용 취약계층, 피해업종 기간사업 등에 GDP의 13%에 달하는 250조원을 투입했지만, 고용과 수출 등 실물경제의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어 돈을 더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수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항공, 관광, 외식업 등 서비스업 위축이 제조업 위기로 확산하고 고용 충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그야말로 경제 전시상황"이라며 "전시재정을 편성한다는 각오로 정부의 재정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재정이 당면한 경제위기의 치료제이면서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 체질과 면역을 강화하는 백신 역할까지 해야 한다"면서 "재정이 경제 충격의 파고를 막는 방파제, 경제 회복을 앞당기는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위기 극복과 경제도약을 위한 재정운용방향'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위기의 조기 극복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발제 후 위기상황에서의 재정의 역할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중점투자 방향에 관해 토론했다.
앞으로 더욱 과감한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데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내년 나라 살림은 550조원을 훌쩍 넘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총지출증가율이 2019년(9.5%), 2020년(9.1%·본예산 기준)에 이어 3년 연속 9%대로 편성된다면 내년 예산 규모는 550조원을 훌쩍 넘어서게 된다. 600조원에 육박할 가능성도 있다.
올해 총지출 증가율은 1∼2차 추경 23조9천억원을 더하면 13.1%에 달하고,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3차 추경까지 더하면 20%에 육박하게 된다. 3차 추경이 30조원이라고 가정하고, 합했을 때 올해 예산은 이미 560조원을 넘어선다.


◇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 역대 최고…국가채무비율 45% 육박"
정부가 당분간 재정을 더욱 확장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미 1∼2차 추경 편성으로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4.5%, 국가채무비율은 41.4%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3차 추경 편성까지 고려하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외환위기 후폭풍이 거셌던 1998년(4.7%) 수준을 훌쩍 넘어서 역대 최고가 되게 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3차 추경 편성에 올해 GDP가 0% 성장해 지난해(1천914조원)와 같은 수준일 것으로 가정하면 44.4%까지 올라간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와 관련, "지금의 심각한 위기 국면에서는 충분한 재정투입을 통해 빨리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성장률을 높여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좀 더 긴 호흡의 재정투자 선순환을 도모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그것이 길게 볼 때 오히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의 악화를 막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국가재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서도 매우 건전한 편"이라며 "3차 추경까지 하더라도 110%에 달하는 OECD 평균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국가채무비율의 증가 폭도 다른 주요 국가들에 비해 오히려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코로나 대응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재정지출 증가속도에 우려를 표했다. 증세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했다.
박기백 서울시립대 교수는 "지금은 코로나 19로 경기둔화 상황이 심각하니 단기적으로는 적자를 내면서도 돈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지출증가율을 9%씩 가져가고 있는데, 이는 경제성장률에 비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증세,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정부지출을 안정적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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