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시선] 미 '사망자 10만명' 참극, 계속되는 혼란·분열

입력 2020-05-31 07:07  

[특파원 시선] 미 '사망자 10만명' 참극, 계속되는 혼란·분열
2차 대유행 우려 속 트럼프는 대선 염두 '경제 정상화'에 몰두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지난 24일 자 지면은 인상적이면서도 강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미국내 사망자가 10만명에 육박했다고 전하면서 사망자 1천명의 이름, 나이, 가족 관계를 비롯한 생전의 간단한 사연을 1면과 12~14면 등 4개 면에 걸쳐 실었다.
"헤아릴 수 없는 죽음"이라면서 "그들은 단순히 (사망자) 리스트 상의 이름이 아니라 우리였다"고 평가했다.
그들은 가족이자 이웃이었으며 더 넓게는 우리 자신이었을 수도 있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약 1%에 해당하는 사망자 이름을 깨알같이 게재함으로써 코로나19의 참상에 대한 상징적이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했다.
'사망자 10만명'은 사흘 뒤인 27일 현실이 됐다.
2월 6일 첫 사망자가 나온지 불과 111일 만에 한국전쟁·베트남전쟁에서 숨진 미군들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미국인이 코로나19로 숨진 것이다.
비참한 현실 속에서도 미국의 혼란과 분열은 계속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 초기부터 "더운 날씨로 인해 4월께 사라질 것"이라고 밝히는 등 안일한 인식과 대응을 했다는 비판에 직면해왔다.
사망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책임은 부인하고 자신의 리더십이 아니었으면 더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자화자찬을 늘어놨다.
통합의 리더십보다는 돌출성 언행으로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았다.
살균제 주입과 말라리아 치료제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복용 관련 언급, 마스크 착용 문제가 단적인 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와 관련, 살균제 인체 주입 발언으로 공분을 샀다. 전문가들이 약효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심각한 부작용을 경고해온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복용하고 있다고 밝혀 논란을 초래했다.
외부 행사 등 공식 석상에서 마스크 착용도 극구 피해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마스크 쓰기를 거부한 대통령의 태도는 그의 지지자들에게 자택 대피령을 저항하는 상징이 됐다면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반(反) 트럼프로 여겨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3~24일에는 이틀 연속 골프를 즐기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망자 10만명'과 관련, 28일 트위터를 통해 "매우 슬픈 이정표"라고 밝히고 세상을 떠난 이들의 모든 가족과 친구들에게 진심 어린 위로와 사랑을 보낸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비극을 외면한다는 비판 속에 뒤늦게, 그것도 트윗을 통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애도 표시를 한 것이다.
그러나 미 국민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11월 대선을 염두에 둔 경제 정상화에 맞춰져 있다.
최대 치적으로 내세워오던 미 경제가 코로나19로 추락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해방하라"는 트윗을 올려 시위 조장 논란에 휩싸이는가 하면 종교시설이 필수적인 장소라면서 "지금 당장 문을 열라"고 압박, 논란과 분열을 부추겼다.
중국과 세계보건기구(WHO) '때리기'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책임론과 관련해 책임을 떠넘기고 이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과 지지자들의 요구 속에 각 주가 부분적인 경제 정상화에 나서면서 '2차 대유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CNN은 지난 26일 최근 2주간 신규 환자의 5일 이동 평균선을 기준으로 18개 주에서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여전히 세력이 약화되지 않은 채 퍼지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미국인이 숨질지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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