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김에 빠지면 답도 없잖아요"…'스테디템' 된 어글리 슈즈

입력 2020-06-04 06:49  

"못생김에 빠지면 답도 없잖아요"…'스테디템' 된 어글리 슈즈
"디자인 자체가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아"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처음에는 투박해서 싫었는데 막상 신어보니 착용감도 좋고 귀여워서 5켤레째 수집 중이에요. 못생긴 데 빠지면 답도 없다잖아요."
출근할 때도, 친구를 만날 때도 '어글리 슈즈'를 신는다는 직장인 장모(26)씨. 장씨는 곧 여섯 번째 어글리 슈즈를 구매할 계획이다.
몇 해 전 뉴트로(복고를 새롭게 재해석해 즐기는 경향을 의미하는 신조어) 열풍을 타고 신발업계의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후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간 어글리 슈즈가 이제 '스테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4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어글리 슈즈는 업체를 불문하고 안정적인 인기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는 전통적인 어글리 슈즈 라인인 '팔콘'과 '영원', '오즈위고' 등을 매 시즌 새로운 색상과 디자인으로 개편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3일에는 가장 유명한 제품 중 하나인 이지부스트를 한정 판매용으로 제작한 '이지부스트 700 MNVN 블랙'을 선보였다.
아디다스 관계자는 "한정판은 보통 온라인 선착순 구매 또는 응모를 통해 판매하는데 바로 완판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제품은 현재 품절 상태다.
생활문화기업 LF의 여성복 브랜드 아떼 바네사브루가 지난해 선보인 '마레'는 1년간 15차례 재생산이 진행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 질스튜어트뉴욕 남성의 'AMB'도 지난해 흰색으로 첫선을 보인 후 완판을 기록해 올해는 네 가지 색상으로 확장 출시됐다.
LF 관계자는 "올해는 보다 다양하고 과감한 형태로 디자인이 심화했다"며 "기본적인 무채색에서 나아가 파랑, 분홍, 빨강, 노랑 등의 화려한 색상조합이 돋보이는 제품들이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어글리 슈즈 시장을 선도한 휠라는 최근 조깅화와 캔버스화로 저변을 넓히고 있지만, 여전히 대표 상품은 어글리 슈즈다.
휠라가 2017년 출시한 어글리 슈즈 디스럽터2는 2018년 기준 전 세계에서 1천만족의 판매고를 올리며 그 해 미국 풋웨어뉴스의 '올해의 신발'로 뽑혔다.
휠라 관계자는 "디스럽터2 이후에도 '휠라바리케이드XT97', '레이 트레이서' 등이 베스트 셀러로 계속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럽터2는 뮬(슬리퍼의 일종) 형태로도 출시됐다.
명품 업체들도 어글리 슈즈를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루이비통은 2017년 말 처음 내놓은 어글리 슈즈 '아치라이트'를 올해 봄·여름 컬렉션에도 대표 상품으로 포함했다.
채도 높은 파란색과 연두색을 섞은 독특한 색상 배치는 물론, 발목을 감싸는 부츠 형태나 앞코와 뒤축을 뚫은 샌들로 만드는 등 디자인을 변주했다.
아치라이트와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구찌의 '라이톤'도 올해 쥐띠 해를 맞아 월트 디즈니의 '미키마우스'와 협업 제품으로 재탄생해 인기몰이하는 등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명품 어글리 슈즈의 첫 주자로 전 세계 열풍을 일으켰던 발렌시아가의 '트리플 에스'와 '트랙'은 공식 홈페이지에 별도 카테고리가 있을 정도로 독립적인 제품군이 됐다.
업계 관계자는 "어글리 슈즈가 '트렌드'라고 하기에는 첫 출시 이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며 "디자인 자체가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다양한 버전으로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어글리 슈즈가 스테디 아이템이 되면서 올해 처음으로 시장에 진입한 업체도 있다.
LF의 헤지스는 지난 2일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해 첫 어글리 슈즈인 '딘' 시리즈를 출시했다.
신발 옆면에 큼지막한 브랜드 로고를 부착해 화려한 복고 분위기를 살리고 편안한 착화감을 위해 한국인의 발 모양에 최적화된 쿠션을 적용했다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최우일 LF 헤지스남성 팀장은 "신발이 개성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완성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 차별화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ydh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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