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통 패배' 대만 한궈위, 시장서도 탄핵…찬성률 97%(종합)

입력 2020-06-06 21:39  

'총통 패배' 대만 한궈위, 시장서도 탄핵…찬성률 97%(종합)
반중정서 고조 속 직할시장 첫 파면…"계속 일할 수 없게 돼 유감"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올해 1월 대만 총통선거에서 연임에 도전한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에게 패한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이 유권자들에게 탄핵을 당했다.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후 1년 반만에 시장직을 잃게 된 것이다.
6일 중앙통신사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가오슝 시장 탄핵 여부를 묻는 소환 투표에서 탄핵안이 통과됐다.
선거파면법 등 관계 법령상 소환 투표에서 파면 찬성이 반대보다 많고, 파면 찬성자가 전체 유권자의 4분의 1을 넘으면 해당 지차체장은 탄핵된다.
가오슝시의 유권자는 229만여명으로 최소 기준은 4분의 1인 57만4천996명이었다.
96만9천259명(투표율 42.14%)가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무효표를 제외한 유효 투표 96만4천141명 중 절대다수인 93만9천90명(97.4%)이 찬성표를 던져 탄핵 기준을 훌쩍 넘겼다. 반대표는 2만5천51표(2.6%)에 그쳤다.
탄핵 찬성이 거의 100%에 가깝게 나온 것은 한 시장 지지층이 전략적으로 이번 투표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한궈위는 소환 투표가 정략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지지층에 투표 보이콧을 호소한 바 있다.
이날 파면안이 가결됨에 따라 한 시장은 대만 역사상 처음으로 유권자들에게 중도 소환된 첫 지방자치단체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정치 인생에서 치명상을 입게 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탄핵 결과에 분노한 국민당 지지 세력이 전국적으로 결집하면서 한 시장이 차기 국민당 주석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앙통신사는 "비록 시장에서 파면됐지만 한궈위 지지자들은 그의 정치적 자산"이라며 "내년 국민당 주석 선거 결과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시장은 이날 투표 결과에 승복한다는 입장을 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이 추진하려던 사업이 많았지만 계속 수행할 수 없어 유감이라면서도 가오슝의 밝은 미래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가오슝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앞으로 7일 이내에 이번 투표 결과를 확정해 공고한다. 이 공고가 나면 한궈위는 비로소 시장직을 잃게 된다.
이번 소환 투표는 '위캐어(Wecare)가오슝'이라는 시민단체가 주도해 성사됐다.
이 단체는 한궈위가 시장에 당선된 직후 대선에 나가 시정을 방기했다면서 한 시장 소환 투표를 발의했다.
이어 가오슝시 유권자의 10%가 넘는 37만7천여명이 동의 서명에 참여해 소환 투표가 이뤄지게 됐다.
파면이 확정되면 6개월 이내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정치인으로 인지도가 낮던 한궈위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20년 '텃밭'이던 가오슝의 시장에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키며 중국국민당(국민당)의 간판 주자로 떠올랐다.
여세를 몰아 대권 도전에 나선 한궈위의 지지율은 한때 차이 총통을 압도했지만, 작년 홍콩 민주화 시위를 계기로 대만 내 반중 정서가 급속히 고조되면서 결정적인 타격을 받았다.
대선에 패배한 한 시장을 쫓아내는 탄핵 운동이 시민 다수의 동의를 얻어 실제 탄핵으로 이어진 것 역시 대만에서 계속 고조되고 있는 반중 정서와 관련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대만에서 중국 본토에 뿌리를 둔 국민당은 민진당보다는 안정적인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를 중요시해 '친중 세력'으로 인식된다.
한 시장 파면되면 집권 민진당으로서는 20년 텃밭인 가오슝을 되찾을 절호의 기회를 다시 맞게 됐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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