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난민 보트, 또 말레이 도착…엔진 훼손해 버티기

입력 2020-06-09 12:03  

로힝야족 난민 보트, 또 말레이 도착…엔진 훼손해 버티기
경비선 다가가자 난민들 바다로 뛰어내려…보트 안에 시신도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난민 270명을 태운 보트가 또다시 말레이시아 해안가에 도착했다.
말레이시아 해경 경비선이 보트에 다가가자 난민들은 보트를 돌려보내지 못하게 아예 엔진을 망가뜨리며 버텼고, 일부는 바다로 뛰어내려 해변으로 헤엄쳤다.



9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새벽 로힝야족 난민을 태운 보트가 랑카위 해역에 진입한 것을 해경이 발견, 경비선을 동원해 해당 보트를 공해상으로 내보내려 했으나 난민 53명이 바다로 뛰어내렸다.
헤엄친 난민들은 해변에서 모두 붙잡혔다.
해경이 보트를 조사한 결과 총 270명이 탑승했고, 이 가운데 여성 1명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해경 당국은 "보트 엔진이 수리할 수 없을 정도로, 고의로 파손돼 있었다"며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인도주의적 사유에 따라 보트를 해변으로 끌고 올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난민 269명에 물과 음식을 제공한 뒤 구금하고, 시신은 임시로 안치했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난민 보트가 어디에서 출발했는지, 얼마나 항해했는지 등을 조사 중이다.



로힝야족 70여만명은 2017년 8월 말 미얀마 라카인주(州)에서 미얀마군에 쫓겨 방글라데시로 피해 난민촌에 모여 있다.
이 중 일부는 브로커를 통해 배를 타고 말레이시아 등 다른 동남아 국가에 밀입국하려고 시도 중이다.
지난 4월 5일에도 로힝야족 난민 202명을 태운 보트가 말레이시아 랑카위 해역으로 들어왔다.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는 수 만명의 로힝야족(무슬림) 난민을 받아들이는 등 관용을 베풀어 '로힝야족의 안식처'로 꼽혔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난민 유입에 따른 감염 확산을 우려해 해안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4월 16일에는 로힝야족 난민 200명을 태운 선박이 영해로 들어오자 식량을 나눠준 뒤 공해상으로 내보냈다.
이 배는 결국 방글라데시로 돌아갔다.
인권단체들은 해당 결정을 비난했으나 말레이시아 정부는 자국민 안전이 우선이라 판단했고, 국민들 지지를 받았다.
지난달 중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코로나19 사태로 각국이 국경을 걸어 잠금에 따라 로힝야족 난민 1천명 이상이 물과 식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바다를 떠돌고 있다"며 도움을 촉구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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