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대책] 21번째 나온 대책…빈틈 헤집는 투기세력과의 전쟁에서 이길까

입력 2020-06-17 10:00   수정 2020-06-17 11:36

[6·17대책] 21번째 나온 대책…빈틈 헤집는 투기세력과의 전쟁에서 이길까

(서울·세종=연합뉴스) 윤종석 홍국기 기자 = 정부가 반복되는 규제에도 진정될 듯 하다가 다시 오르길 반복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 17일 현 정권 들어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정부 출범 3년1개월여만에 21번째 대책이 나왔으니 두 달에 한 번 이상꼴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셈이다.
이번 대책은 투기과열지구를 인천과 대전까지 대폭 확대하고 수도권의 서쪽 절반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는가 하면, 재건축 조합원이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2년 실거주하게 하는 등의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




부동산으로 돈을 벌겠다고 마음먹은 이들은 악착같이 정책의 빈틈을 파고들어 계속해서 풍선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정부도 질세라 풍선효과가 나오면 그전보다 더욱 강력한 대책으로 맞서고 있다.
정부는 2017년 6·19 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전 정권의 규제 완화 이전 수준으로 환원하는 것으로 부동산 시장 관리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는 맛보기 수준이었다. 그해 8월 규제 종합세트라고 불리는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을 수도권에 부활시키고 재건축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8·2 대책을 발표했다.
이어 10월에는 신DTI 등을 도입한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왔고 이후에도 크고 작은 대책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수도권 집값은 대책 이후 안정화되다가도 다시 개발 이슈를 타고 오르길 반복했다.


특히 2018년 상반기 여의도·용산 개발 방안이 나오자 서울 집값이 요동쳤고, 이에 정부는 그해 9월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인상하고 대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역대급 9·13 대책을 내놨다.
전례없이 강한 대출 규제로 투기 수요의 돈줄을 묶는 9·13 대책이 나오자 주택 시장은 빨리 안정을 찾아갔다.
정부가 규제에만 전념하고 주택 공급을 하지 않으면 집값이 잡힐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 계획과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며 공급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작년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시장이 과열되기 시작했고 갭투자와 법인을 통한 편법 주택 거래 등으로 집값이 다시 불안해졌으며, 급기야 정부는 기습적인 12·16 대책을 내놨다.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주담대를 금지하고 고가주택에 대해 LTV를 차등 적용하며 종합부동산세율을 인상하는 등 강력한 대책이었다.
하지만 규제가 이어지자 이번에는 수도권과 지방의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세력이 몰려가는 풍선효과가 이어지며 시장을 불안케 했다.
이에 정부는 올해 2월 20일 수원과 안양, 의왕 등지를 조정대상지역으로 편입했으나 투기수요는 인천, 경기 군포, 안산, 대전 등지로 옮겨붙었다.
그러자 정부는 이날 수도권에서는 아예 풍선효과가 발생할 장소를 없애버리는 6·17 대책으로 응수했다.
정부 관계자는 "풍선효과가 발생하면 그에 맞춰 더욱 강력한 규제를 가함으로써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부의 투기세력과 전쟁은 녹록지 않았다.
KB국민은행 조사 결과 지난 3년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635만원에서 9억2천13만원으로 51.7%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부동산 시장은 시중의 유동성이나 집값 고유의 사이클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집값 상승을 정부의 규제로 막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도 있다.
정부의 대책도 후속 입법으로 이어지고 효과가 생기려면 수년이 걸리는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주택시장 과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바로 약효를 발휘하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과거 참여정부 때에도 8·31 대책 등 숱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결국 집값을 잡지 못했지만 이후 정권에서 깊은 하락기가 온 아이러니한 상황을 경험한 바 있다.
앞으로도 상황은 만만치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에 풀린 돈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
4월 광의통화량(M2 기준)은 3천18조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시중에서 가장 보편적인 통화량 지표인 M2가 3천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집은 사람이 사는 곳일 뿐, 투자 대상은 아니라는 정부의 철학은 흔들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공에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 대책은 단기적으로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실수요자마저 희생양으로 삼을 수 있다"며 "당장 주택을 사야 할 사람이 사지도 못하게 하고 대출이 있어야 집을 살 수 있는데 대출을 규제해 버리는 것은 국민에게 자산증식의 기회를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만으론 시장을 안정화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는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늘리지 않고 규제만 해도 그 수요가 분산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1번째 부동산대책 발표…규제지역 확대·갭투자 원천차단 / 연합뉴스 (Yonhapnews)
banan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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