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와중, 러시아 2차대전 승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 강행

입력 2020-06-24 19:54   수정 2020-06-25 11:22

코로나19 와중, 러시아 2차대전 승전 기념 군사 퍼레이드 강행
"붉은광장 퍼레이드에 군인 1만4천여명, 군사장비 230여대 참가"
옛 소련권 중심 10개국 정상만 참석…푸틴 "나치 궤멸시킨 건 소련"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 24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대독전) 승전 75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러시아는 당초 5월 9일인 승전 기념일 행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한차례 연기했으나, 누적 확진자가 60만명을 넘어 전염병 상황이 여전히 엄중한 이날 군사 퍼레이드를 강행했다.
퍼레이드에 참여한 군인들은 물론 단상에서 행사를 지켜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초청 외국 정상, 고령의 참전군인 등은 대부분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군사 퍼레이드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의 지휘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푸틴 대통령은 기념 연설에서 나치즘을 파멸시킨 것은 바로 소련 국민이라면서 "1941년에 독일과 그 동맹 군대의 80% 이상이 소련을 향해 집중됐다. 하지만 이 무자비한 군대는 소련 국민의 단결 앞에 무력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바로 소련 국민이 적의 600개 이상 사단을 궤멸시키고, 적의 공군기·탱크·대포 75% 이상을 파괴했다"면서 "여기에 중요하고 무엇으로도 흐려질 수 없는 전쟁의 진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1만4천여명의 군인이 광장을 행진하는 분열식이 열렸다. 분열식에는 옛 소련권 국가와 중국·몽골·세르비아 등 13개국에서 온 군인들도 동참했다.
군인들의 분열식에 이어 러시아가 자랑하는 230여대의 각종 무기와 군사 장비들이 광장에 위용을 드러냈다.
2차 대전에서 명성을 얻은 탱크 T-34에 뒤이어 차세대 주력전차 T-14 '아르마타', 방공시스템 '판치리', 첨단방공미사일 S-400, 단거리 전술 미사일 이스칸데르-M, RS-24 '야르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차례로 광장을 지나갔다.
T-14와 함께 차세대 러시아군의 주력 전차가 될 T-90M, 개량형 다연장로켓포 '토르나도-S', 첨단 방공미사일 S-350 '비탸쉬', 신형 장갑차 BMP-2M 등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지상 무기에 이어 수호이(Su)-35 전투기, Su-24 전폭기, 첨단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장착한 미그(MiG)-31 전투기,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95와 Tu-160 등 75대의 공군기들이 공중 퍼레이드를 펼치면서 1시간 15분 만에 퍼레이드가 막을 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등 옛 소련권 국가 정상들과 알렉산드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 등을 포함한 10개 외국 정상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소론바이 제엔베코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은 모스크바에 오고도 퍼레이드에 참석하지 못했다.
모스크바 도착 후 실시한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제엔베코프 대통령의 경호원 1명을 포함한 2명의 수행원이 양성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2차대전 승전의 주역을 나치 독일에 맞선 소련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대독전 승리를 민족적 자부심의 근거로 삼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당초 승전 75주년이 되는 올해 기념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등의 외국 정상들을 초청하는 등 대규모 행사를 계획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난으로 이 같은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월 중순 코로나19 확산 위험을 이유로 붉은광장에서의 군사 퍼레이드 등 주요 행사를 연기했다가 이날 다시 열었다.
6월 24일은 1945년 2차대전 종전 직후 소련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지시에 따라 전쟁 영웅 게오르기 쥬코프 원수의 지휘로 크렘린궁 앞 붉은광장에서 첫 승전 군사 퍼레이드가 성대하게 펼쳐진 날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가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대규모 승전 기념행사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러시아인의 애국심을 고취해 추락하는 푸틴 대통령의 인기를 반등시키고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개헌 투표에서 높은 지지율을 끌어내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통과되면 푸틴 대통령은 오는 2024년, 5기 집권을 위한 대선에 재도전할 수 있다.
이날 현재 러시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60만6천881명으로 집계됐으며, 하루 신규확진자도 7천176명이 나왔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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