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토콘드리아도 통째 바꾼다…동물 세포 이식 첫 성공

입력 2020-06-26 15:29  

미토콘드리아도 통째 바꾼다…동물 세포 이식 첫 성공
유도 단백질 씌운 복합체, 정맥주사로 생쥐 간세포 27% 도달
미 미네소타대 연구진… 간 동화 작용 막는 펩타이드 발견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미토콘드리아는 음식물의 탄수화물과 지방산을 이용해 에너지를 만든다. 이때 이산화탄소와 물이 대사 부산물로 나온다.
세포의 '발전소' 격인 미토콘드리아가 손상되면 간에도 여러 가지 질환이 올 수 있다. 에너지 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간세포가 사멸하고, 간부전(liver failure)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 미네소타대 연구팀이 정맥 주사를 통해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간세포에 이식하는 동물 실험에 성공했다.
살아 있는 동물의 특정 부위 세포에 미토콘드리아를 이식한 건 처음이다.
이 연구를 수행한 조지 우 박사팀은 26일 '동료 심사' 학술지 '위장병학 간장학 저널'(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현재 간부전의 유일한 치료법은 간 전체를 새 걸로 바꾸는 것이다. 이런 간이식 수술은 미국에서만 매년 약 8천 건에 달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건강한 간의 기증이 수요를 따라가긴 어렵다. 해마다 대기자 명단에 올려진 수천 명의 간부전 환자가 수술도 받지 못한 채 사망하는 게 현실이다.
우 박사팀은 생쥐의 정맥을 통해 주입한 미토콘드리아의 27%가 간세포 내부에 도달한 걸 확인했다. 이는 치료적 용도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수치다.
정맥을 통해 들어간 미토콘드리아는 지라(2% 미만)와 폐(1% 미만) 등에서도 소량 발견됐다. 모든 장기에서 균일하게 미토콘드리아 흡수가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앞서 특정 운반체 단백질로 미토콘드리아를 씌우면, 간세포가 미토콘드리아를 알아보고 흡수한다는 걸 알아냈다. 이 과정에서 운반체 단백질이 노출하는 갈락토스(젖당 성분)가 신호 물질로 작용했다.
이 선행연구 결과가 실험 성공의 열쇠가 됐다.
연구팀은 먼저 생쥐에서 분리한 미토콘드리아를 운반체 단백질로 덮어씌워 건강한 미토콘드리아 복합체(mitochondrial complex)로 만들었다.
그런 다음, 간에 도달했을 때 미토콘드리아가 쉽게 분리되게 하는 펩타이드(단백질 구성 아미노산 중합체)와 섞어 생쥐의 정맥에 주사했다.
이 펩타이드는 미토콘드리아가 간세포의 세포질에 온전히 흡수되는 걸 도왔다. 간세포는 내부로 들어오는 대부분의 분자를 분해해 자체 성분으로 동화한다.
이 펩타이드의 작용이 없으면 어렵게 간까지 이동한 미토콘드리아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파괴된다는 뜻이다.
원래 미토콘드리아는 혈류를 타고 몸 안을 이동하지 못한다.
혈구나 혈액 단백질과의 우발적 접촉, 좁은 혈관 통과, 면역계 공격 회피 등 '혈관 여행'을 험난하게 만드는 장애물이 수없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실험에서 운반체 단백질로 코팅한 미토콘드리아는 이런 난관을 모두 뚫고 살아남았다는 점에서 특히 관심을 끈다.
이런 방식의 미토콘드리아 이식은 잠재적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미토콘드리아는 자체 DNA와 RNA를 가져 세포와 별개로 유전체를 복제한다. 그런데 세포에 이식된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분열 시 함께 유전체를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건강한 상태로 이식된 미토콘드리아가 적절한 수로 늘어나는 것에 맞춰 세포는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는 대대적인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한다.
이런 추론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생쥐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게 연구팀의 다음 목표다.
이 실험에 성공하면 간부전 등 미토콘드리아 손상 질환의 획기적인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che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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