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내로남불?'…영국 총리 부친, 그리스 별장 찾아 논란

입력 2020-07-02 19:05  

'또 내로남불?'…영국 총리 부친, 그리스 별장 찾아 논란
영국 정부, 필수적인 경우 외에 모든 해외여행 자제 권고
스탠리 존슨 "코로나19 안전 조치 취하기 위해 별장 찾아" 해명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의 부친이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를 어기고 그리스 별장을 찾아 논란이 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일간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존슨 총리의 부친 스탠리 존슨(79)은 전날 밤 아테네를 통해 그리스에 입국했다.
이후 그는 그리스 동해안 근처 펠리온 산에 있는 자신의 별장에 도착했다.
그리스는 오는 15일까지 영국으로부터의 항공편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스탠리 존슨은 영국에서 불가리아 소피아로 날아간 뒤 다시 그리스행 항공편에 탑승했다.
그는 공항에서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도 했다.
스탠리 존슨의 그리스행은 영국 정부의 여행 자제 권고를 노골적으로 무시한 처사라고 데일리 메일은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현재 필수적인 경우 외에 모든 해외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스탠리 존슨은 그러나 자신의 그리스행이 필수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다가오는 임대 시즌을 감안해 자신의 별장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안전 조치를 취하기 위해 그리스행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여기에서는 건물 내 거리 두기 조치를 매우 중요시하기 때문에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스탠리 존슨이 소유한 별장은 침실 4개에 수영장이 있으며, 산과 바다 전망을 갖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재 규정 하에서 스탠리 존슨은 영국에 돌아올 경우 14일간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스탠리 존슨이 정부 결정에 반하는 행위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영국에서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정부가 70세 이상 고령층은 자택에 머물 것을 당부했지만 그는 계속해서 펍을 가겠다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아버지에 앞서 자신의 오른팔인 도미닉 커밍스 총리 수석 보좌관의 정부 봉쇄령 위반 의혹으로 곤경에 처한 바 있다.
정부 실세로 알려진 커밍스 보좌관은 지난 3월 말 코로나19 봉쇄령을 위반하고 런던에서 무려 400km 떨어진 더럼에 있는 부모 농장으로 이동했다.
이에 커밍스 보좌관이 정부 지침을 위반했다며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조차 그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 밖에 정부에 코로나19 대응 방안을 조언해 온 임피리얼칼리지의 닐 퍼거슨 교수는 자신의 집에 애인을 부른 사실이 밝혀져 정부 자문위원직을 사퇴했고, 스코틀랜드 최고의료책임자인 캐서린 칼더우드 박사도 차로 1시간 이상 가야 하는 별장에 두 차례 방문한 사실이 드러나 자리에서 물러났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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