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억만장자 엡스타인 여친 체포…앤드루 왕자 거취 주목(종합2보)

입력 2020-07-03 10:54   수정 2020-07-03 13:58

극단선택 억만장자 엡스타인 여친 체포…앤드루 왕자 거취 주목(종합2보)
'사교계 마당발' 맥스웰 구속…미성년자 모집해 성범죄 도운 혐의
'연루 의혹' 영국 앤드루 왕자엔 "와서 진술해달라" 수사협조 촉구



(뉴욕·서울=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이준서 기자 = 미성년자 성범죄 혐의로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미국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사망 당시 66세)의 전 여자친구가 성범죄 공모 등 혐의로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 길레인 맥스웰(58)이 2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에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맥스웰은 엡스타인을 위한 미성년 소녀들 모집을 포함해 성범죄 공모와 위증 등 6개 혐의로 뉴욕 남부지검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공소장에 따르면 맥스웰은 1994~1997년 사이 미성년 소녀들을 모집, 결과적으로 이들에 대한 엡스타인의 학대를 돕고 조장했다.
피해자 중에는 14세 소녀도 있었으며, 맥스웰과 엡스타인 모두 피해자들이 미성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맥스웰은 미성년 소녀들에게 쇼핑과 영화 관람을 시켜주는 식으로 친분을 쌓은 뒤 피해자들 앞에서 스스로 옷을 벗고 성적 얘기를 꺼내 분위기를 유도한 혐의다.
뉴욕 남부지검장 대행인 오드리 스트라우스는 이날 회견에서 "맥스웰은 엡스타인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엡스타인의 14살 소녀 성적 착취를 도왔다"면서 "직접 미성년 소녀 성적 학대에 가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맥스웰은 지난해 12월 현금 100만달러(약 12억원)에 산 뉴햄프셔주 브래드퍼드의 한 저택에서 은신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맥스웰 측은 익명 거래를 원했으나 매도를 담당한 부동산 업자의 거부로 급히 법인체를 만들어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 남부지검은 법원에 낸 서류에서 맥스웰이 3개의 여권과 거액의 자금, 광범위한 국제적 연고가 있고 유죄 확정시 장기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체류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도주 위험이 매우 높다"며 구속 필요성을 제기했다.
15개 이상의 맥스웰 은행 계좌들 잔고는 2016년 이후 최대 2천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맥스웰이 유죄 확정시 최대 35년의 징역형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뉴햄프셔주 연방법원은 이날 심리에서 맥스웰을 뉴욕으로 이송하기로 결정했다. 맥스웰은 맨해튼 연방법원에서 구속 또는 보석 여부가 결정된다.
미국 언론들은 맥스웰이 구속될 경우 엡스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 구금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맥스웰은 영국 사교계 인사로 영국과 미국 국적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슬로바키아 출신으로 영국의 미디어 '거물'이자 국회의원을 지낸 고(故) 로버트 맥스웰의 딸이다.
'맥스웰 체포'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59) 왕자의 성추문 의혹도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맥스웰은 앤드루 왕자와의 성관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한 엡스타인의 안마사 버지니아 주프레(이전 이름 버지니아 로버츠)의 증언에서도 등장한다.
주프레는 2001∼2002년 엡스타인과 친분이 있던 앤드루 왕자와 런던과 뉴욕, 카리브해 섬에서 3차례 강제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앤드루 왕자가 2001년 맥스웰의 자택에서, 당시 17세인 주프레의 허리를 감싼 채 찍은 사진도 공개된 바 있다. 이 사진에는 맥스웰도 함께 찍혔다.
그러나 앤드루 왕자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스트라우스 대행은 '맥스웰 체포' 기자회견 중 앤드루 왕자를 거론하면서 "우리와 얘기를 나누고자 (미국으로) 오는 것을 환영한다"면서 "그의 진술이 (수사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앤드루 왕자 측은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미국 당국의 주장을 최근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미국 법무부에 "증인으로 협조하겠다고 올해만 세 차례 이상 제안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맥스웰의 체포는 앤드루 왕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전했다.
전직 뉴욕검사는 텔레그래프에 "맥스웰이 앤드루 왕자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미국 검찰이 맥스웰과 형량 협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엡스타인은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으로 2002∼2005년 뉴욕·플로리다에서 미성년자 20여명과 성매매하는 등 수십명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7월 체포돼 기소됐다.
한 달 뒤 수감 중이던 메트로폴리탄 교도소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결론 났다.
lkw777@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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