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성노동자 코로나19에 에이즈약도 못 챙겨

입력 2020-07-05 08:00  

아프리카 성노동자 코로나19에 에이즈약도 못 챙겨
음식 제대로 못 먹으면 약 부작용 심해 '치료 타격'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성(性) 노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생계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면서 평소 복용하던 후천성 면역결핍증(AIDS·에이즈) 약도 못 챙기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 때문에 성 산업 종사자들은 식료품을 사기 위한 벌이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제대로 음식을 먹지 못하면 에이즈 바이러스(HIV)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할 때 통증, 무기력, 구역질, 기절 등 부작용에 시달리게 된다.
그렇다고 약을 먹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HIV 환자가 가장 많다.
동부 르완다의 경우 1만2천명으로 추산되는 성 노동자의 45% 이상이 HIV 보균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정기적인 식사는 매일 약을 먹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약의 효능을 떨어뜨려 성 노동자를 포함해 음식이나 식료품을 살 돈이 부족한 사람들에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 많은 성 노동자들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국가의 사회보장 프로그램에서 배제되고 있다.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 연구진은 의학전문지 '랜싯'에 "성 노동자들은 가장 소외된 그룹에 속한다"라면서 "보건 시스템 혼란으로 HIV 치료에 대한 접근도가 감소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르완다 의료단체 '보건개발이니셔티브'의 아플로디스 카가바 의학박사는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바이러스를 확산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카가바 박사는 "성 노동자도 사회의 일부분이고 그들도 건강한 삶을 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르완다 수도 키갈리의 유흥가인 미지나에서 성 노동자 60명을 대표하는 미그노네(25)는 "지금 많은 사람이 먹을 게 없어서 약도 복용할 수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국제기구 유엔에이즈계획(UNAIDS) 수장인 위니 비아니마는 이날 "아프리카의 성 노동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받는 식료품 등의 지원을 못 받고 있다"면서 "일부는 놀림을 당해 집에서 도망치고 있고, 코로나 원천이라고 불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주간지 '메일앤가디언'도 지난달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 때문에 우간다 성 노동자들이 제대로 HIV 약을 구할 수 없게 됐다면서 결과적으로 이들이 버림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이 약을 구해달라고 요청해도 정부 보건직원들은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라고만 한다는 것이다.
HIV 검사 등의 프로그램도 축소되거나 중지돼 새로운 감염을 검출하고 예방하는데 지장을 주고 있다
2018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에 따르면 우간다, 케냐, 남아공,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등에서는 한해에 62만명가량의 신규 HIV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HIV 보균자는 2천580만명 이상이고 매년 220만명이 새로 감염된다. 그로 인한 사망자는 연간 95만명에 달한다.
메일앤가디언은 "지금까지는 새로운 팬데믹(코로나19)을 통제하려는 노력이 오래된 팬데믹(에이즈)을 더 악화시키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sungj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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