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롬복섬 女공무원에 '마스크 대신 니캅' 지시 논란

입력 2020-07-09 10:26  

인도네시아, 롬복섬 女공무원에 '마스크 대신 니캅' 지시 논란
아체주에서는 '쫄티' 입고 자전거 탄 여성들 찾아내 사과 시켜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롬복섬의 군수가 모든 이슬람 신자(무슬림) 여성 공무원들에게 "마스크 대신 얼굴을 가리는 니캅을 착용하라"고 지시해 차별 논란이 일었다.



9일 CNN인도네시아 등에 따르면 발리섬 옆 중앙롬복군 군수 수하일리 파드힐 토히르는 지난달 26일부터 여성 공무원들에게 니캅 착용을 지시하고, 최고의 니캅 착용자를 선발하는 콘테스트도 열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의 무슬림 여성들은 통상 머리카락만 가리고 얼굴은 보이는 히잡을 쓴다.
니캅은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리는 일종의 얼굴 가리개이고, 부르카는 머리에서 발목까지 덮어쓰는 통옷 형태다.
유럽에서는 지난 2011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독일, 덴마크, 네덜란드가 공공장소에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복장을 전면 또는 일부 금지하는 '부르카·니캅 금지법'을 시행하고 있다.
롬복 군수가 여성 공무원만 니캅 착용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 억압과 차별, 이슬람 급진주의 논란이 일었다.



이에 수하일리 군수는 "니캅을 쓰라고 한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염을 막기 위한 노력일 뿐, 급진주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니캅 착용을 강요하거나 위반 시 제재하는 규정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하일리 군수는 니캅 착용을 강제하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군수의 지시인만큼 여성 공무원들은 이달 3일 금요일 운동 조회 때부터 단체로 니캅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현지 매체들은 니캅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막는 데 마스크만큼 효과적이라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롬복섬이 2011년부터 무슬림 여성 공무원의 히잡 착용 규정을 만든 데 이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니캅 착용 규정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내놓았다.
인도네시아는 온건하고 관용적인 이슬람 국가로 분류됐으나, 수년 전부터 원리주의 기조가 강화됐고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추종 세력이 반복해서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한편,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샤리아(이슬람 관습법)를 적용하는 수마트라섬 아체주에서는 몸에 달라붙는 분홍색 '쫄티'를 입고 자전거를 탄 여성들이 적발돼 사과했다.
아체주에서는 음주, 도박, 간통, 동성애, 혼전 성관계, 공공장소 애정행각 등이 적발되면 공개 태형을 한다.
트위터 등 SNS에는 5일부터 아체주에서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히잡 없이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탄 여성 10명의 사진이 퍼지면서 샤리아를 위반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아체주 대변인은 "그들을 찾아내 사무실로 불러 왜 샤리아를 위반했는지 물었다. 외지인이라도 아체주에서는 샤리아를 지켜야 한다"며 "자전거 탄 여성들은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며 동영상을 공개했다.
noano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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