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아이들 못 가르친다"…미 교사 노조, 대면수업 거부

입력 2020-07-11 03:50  

"아프면 아이들 못 가르친다"…미 교사 노조, 대면수업 거부
"코로나19 번지는데 학교 문 열면 교사·아이 건강만 위협"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의 초·중·고교 교사 노조들이 다음 달 중순부터 시작하는 가을 학기를 앞두고 대면 수업 거부 방침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애리조나, 플로리다주 교사 노조들은 대면 수업 재개에 반대하는 입장을 잇달아 내놓았다고 10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을 학기에는 반드시 학교 문을 열어야 한다며 각 주 정부에 대면 수업 정상화를 압박했지만, 일선 교사들은 "무작정 학교 문을 열었다가 선생님이 병에 걸리면 아이들도 가르칠 수 없게 된다"고 반발했다.
캘리포니아주 최대 교원노조인 '캘리포니아 교사협회'는 지난 9일 주 교육 당국에 서한을 보내 "교사와 아이들의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 학교 문을 다시 열어선 안 된다"며 오프라인 수업이 아닌 100% 온라인 수업을 요구했다.
로스앤젤레스(LA) 교사 노조도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등교는 안전하지 않다"면서 대면 수업 반대 입장을 밝혔다.
세실리 마이어트 크루즈 LA 교사노조 위원장은 "대부분의 저소득층과 라틴계 가정 아이들은 코로나19에 취약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문제를 정치적으로 풀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학습장애 아이를 가르치는 특수교육 교사 마르셀라 차고야는 "내가 아프면 아이들을 가르칠 수 없고, 아이들이 아프면 내가 가르칠 방법이 없다"고 말했고, 71세의 초등학교 교사 샌디 도프먼은 "정부는 나처럼 나이 든 교사가 대면 수업을 해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텍사스주 북부지역의 교사 2만6천명을 대표하는 '교육자통합협의회'(UEA) 노조는 성명을 내고 "교실, 스쿨버스, 학교 식당에서 아이들의 사회적 거리 두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텍사스주 오스틴 교사 노조도 대면 수업 재개는 건강에 중대한 위험을 야기한다며 온라인 수업을 요구했다.
애리조나주는 다음 달 17일부터 대면 수업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주 전역의 공립학교 이사들은 더그 듀시 주지사 앞으로 연대 서한을 보내 대면 수업을 10월까지 연기해달라고 요구했다.
플로리다주 최대 교원노조인 '플로리다교육협회'의 패트릭 잉그램 노조위원장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면 수업 재개는 무책임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라며 "제대로 된 계획 없이 학교 문을 열면 사람들이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3개 교사 노조도 온라인 회의를 열고 카운티 교육 당국에 대면 수업 불가 입장을 전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jamin7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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